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미국 양적완화 지속에 따른 '원고ㆍ엔저' 현상이 나타나면 국내 수출 주력기업에게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윤식 연구위원은 "양적완화가 지속되면 일본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달러 강세가 문제라기보다 원고ㆍ엔저가 지속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점"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원고ㆍ엔저가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한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 원ㆍ엔 환율 수준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대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연구위원은 "이번 양적완화 축소가 향후 미국 경기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준이 이번 양적완화 축소 결정 과정에서 고용 개선 및 제조업경기 호전 등으로 내년 경제전망치를 상향 조정(2.8~3.2%)했으며,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6.3~6.6%)했기 때문이다.
최 연구위원은 "완만한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신흥국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동안 예상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양적완화 시행 논란으로 그동안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완만한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신훙국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기존 예상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그동안 출구전략 논란에 따른 학습효과도 금융 충격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전환되더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엔ㆍ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양적완화가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엔ㆍ달러 환율의 경우에는 미국 출구전략 시행이 미국의 경기회복을 전제하고 있는데다 아베노믹스 지속과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엔화 수요의 전반적인 감소 등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미국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원화 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 확대가 장기화되면서 원고ㆍ엔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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