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서슬퍼런 공안부 서열3위(장관급) 인사가 낙마했다. 낙마한 인사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측근 중 한명으로 전해진다.
중국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리둥성(李東生·58) 공안부 부부장을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22일 중국신문사 등이 전했다. 기율위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거론하지 않은채 "리 부부장이 '심각한 법률 및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리 부부장은 장관급이며 현직 공산당 중앙위원이다. 사법·공안조직을 총괄하는 중앙정법위 위원이며 중앙사교(邪敎)문제예방·처리영도소조 부조장과 판공실 주임도 맡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국의 수사망에 걸려든 인사 중 두번째 중앙위원이다. 첫번째로 낙마한 중앙위원은 역시 저우융캉의 최측근인사인 장제민(蔣潔敏) 국유자산감독위원회 주임이었다. 이제까지는 석유자원을 중심으로 한 경제계에서 저우융캉의 측근들이 낙마했다면, 리 부부장의 조사를 시작으로 공안과 무장경찰, 군부에서 저우융캉 측근 색출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 체제 들어 낙마한 전·현직 고위관료 중 저우융캉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된 인물은 현재까지 10명이 넘는다.
리둥성의 커리어는 공안계통과는 무관했다. 1955년생으로 상하이 푸단대학 언론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0년 광전총국 부국장을 거쳐 2002년 중앙선전부 부부장에 기용됐다. 언론미디어계통에서 일해오던 그는 2007년 17차 당대회의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영전을 예고했었다. 이 대회에서 저우융캉이 상무위원 자리에 올라섰다. 2008년 전인대 상무위원으로 일하던 그는 저우융캉에게 발탁되어 2009년 공안부 부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당시 정법위서기였던 저우융캉의 명을 거역하기란 힘들었다.
중국밖의 화교매체들에 따르면 리 부부장이 과거 CCTV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여성 기자와 앵커 등과 염문을 뿌렸고 중앙 지도부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일련의 수사와 고위층 낙마의 정점에 위치해 있는 저우융캉에 대한 소식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자택에서 연금된채 조사를 받는다는 설도, 베이징 교외 별장에서 사실상 행동에 통제를 받고 있다는 설도 나돌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직 상무위원인 저우융캉의 부패상이 알려지면 중국공산당의 정통성에 흠결이 생길것을 우려해, 현재 지도부가 그에 대한 처분을 절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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