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올해 사자성어에 '倒行逆施(도행역시)'…순리를 거슬렀다는 뜻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12-22 16: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전국 대학 교수들이 올 한 해를 특징짓는 사자성어로 '倒行逆施(도행역시)'를 꼽았다. 이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이다.

22일 교수신문은 지난 6~15일 전국 622명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2.7%(204명)가 '도행역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도행역시는 '사기'에 실린 고사성어로, 춘추시대 초(楚)나라 오자서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가 초평왕에게 살해되자 오(吳)나라로 도망쳐 오왕 합려의 신하가 돼 복수에 성공, 이미 죽은 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의 시체를 꺼내 채찍으로 300번 내리쳤다.

이 소식을 들은 오자서의 친구 신포서는 그런 행위를 질책하는 편지를 보냈고, 오자서는 편지를 가져온 이에게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어서(吾日暮道遠)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吾故倒行而逆施之)"고 말했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출현 이후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고집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한다"며 이유를 전했다.

앞서 교수신문은 올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除舊布新(제구포신)'을 선정한 바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행역시에 이어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격'이란 뜻의 '蝸角之爭(와각지쟁)'이 22.5%(140명)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다.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힌다'는 의미의 '以假亂眞(이가난진)'은 19.4%(121명)의 선택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은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해 선정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43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의 필진과 명예교수가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擧世皆濁(거세개탁)'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