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0억 탈세'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 불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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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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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그룹과 1000억 거래 법인세 포탈 정황은 국세청에 넘겨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검찰이 홍송원(60) 서미갤러리 대표에 대해 30여억원 탈세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은 결국 국세청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원곤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홍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에 대해 당초 구속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뒤늦게 세금을 완납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로 결정했다.

홍 대표는 2007~2010년 미술품 거래의 매출가액을 줄이는 수법으로 서미갤러리 법인이 내야 할 세금 3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림을 팔때 다른 작품 여러 점을 함께 판 것처럼 장부를 꾸며 소득 액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그림 한 점을 100억원에 사서 200억원에 팔아 100억원 소득을 남겼음에도, 이 때 다른 그림을 묶어 판 것처럼 꾸며 원가를 190억원으로 올리는 식으로 소득을 10억원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추상화가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작품 ‘페인팅 11’, 사이 톰블리의 ‘세테벨로(Settebello)’, 장 뒤뷔페의 ‘메타그라피크 흉상(Buste metagraphique)’ 등 수십억원이 넘는 고가의 작품들이 거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시가 55억원이 넘는 ‘페인팅 11’의 경우 검찰이 지난 2011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수사할 때 담 회장 자택 식당에서 발견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홍 대표는 3~4차례에 걸친 검찰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업무상 착오가 있었을 뿐 탈세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미갤러리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자료와 광범위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상한 자금 흐름을 분석했지만, 홍 대표와 탈세를 모의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기업은 밝히지 못했다.

결국 서미갤러리 측이 거액의 법인세를 포탈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온 자료를 국세청에 넘기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CJ와 서미갤러리 사이에 오간 거래내역을 직접 정리해보려고 했지만 거래량이 미술품 200점에 이르고 금액은 1000억대에 이르는 등 내용이 방대한 점을 고려, 우선 국세청에 분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범죄 혐의를 적발해 고발할 경우 검찰은 다시 수사에 착수할 예정으로, 홍 대표에 대한 추가 기소 여지도 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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