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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후 국부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10년 간 드러난 정황은 기가 막히다. 지금도 론스타 사태는 진행 중이다.
론스타를 두둔할 생각은 아니다. 되레 한국 금융시장에 들어오는 외국계 '주인' 이라면 모두 감내해야할 주홍글씨다.
하지만 우리 금융시장이 외국계 자본에 부정적인 인식으로 뒤덮혀 있을 수만은 없다. 현재 최대 인수합병(M&A) 장이 선 증권업계의 상황을 금융당국이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동양증권, 현대증권에 이어 KDB대우증권까지 업계 10위권내 증권사 중 4곳이 M&A 시장에 뛰어들었거나 들어올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투자증권 본입찰에 참가한 세 후보 외에 국내 굴지의 증권사를 인수할만한 마땅한 주인이 안 보인다는 것.
이는 증권사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증권사가 키플레이어로 활약할 자본시장 매력까지 함께 낮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지난 2012년 골드만 삭스가 한국을 떠난 게 단적인 예다. 주식워런트증권 규제로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외국계 증권사도 적지 않다.
기업 속성을 볼 때, 증권사는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외국계 자본에 친숙해야 한다. 은행은 고객 예금을 안전하게 관리해 예대마진 남기는 게 목표라면 증권사는 고객 투자금 관리 못지 않게 투자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증권사가 자본시장의 모험자본을 다뤄야한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우리투자증권 매각 과정에서 들어온 외국계 자본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말까지 나도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금융당국까지 론스타 트라우마가 겁나 보신주의에 급급하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꿈꾼 대형투자은행은 공허한 외침이 될 게 분명하다. 현재의 매물이 새 주인을 찾더라도 지금과 같은 증권업을 반복한다면, 증권업 위기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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