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본격적인 증액 심사에 돌입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번주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두 사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심화되면서 예산안 연내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 국정원 개혁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예산안과 분리돼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여야 지도부가 앞서 ‘4자회담’에서 국정원 개혁입법과 예산안의 연내 처리에 일괄 합의했다는 점에서 꼭 연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획재정부 예비비(5조3343억원)에 포함된 국정원 활동비 처리를 놓고 여야가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자연스럽게 예산안과 국정원개혁은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보위는 23일 2차장 산하인 국내 파트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내년도 국정원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가결해 통과시켰다.
다만, 국정원 예산 총액은 유지해주고, 삭감된 국내 파트 예산은 대북 정보(3차장)와 해외 산업스파이(1차장) 문제를 다루는 항목에 쓰도록 이관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보위는 이날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3대 부대조건으로 △국정원 개혁특위에서 국정원법이 개정돼 조직 개편할 경우 예산안 조정 △의혹과 논란이 예상된 정책을 시행할 때 철저한 기획 완비 △재탈북과 이중 탈북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15년부터 관련 예산 증액 등을 달았다.
이에 따라 국정원 개혁특위의 개혁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야권연대가 발의키로 한 특검법 처리, 철도노조 공권력 행사 등도 예산안 연내 처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이에 앞서 지난22일 증액심사를 개시했지만,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를 위한 공권력 투입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야당의 반발은 예산안 심사에서의 주도권 잡기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에 대한 예산 편성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감액 심사 과정에서 여야 이견으로 보류된 항목이 120여 개, 총 16조4000억원(세입부문 제외)에 달하는 데다 이들 사업 중 상당수가 ‘박근혜표’ 예산 사업이기 때문에 보류 항목에 대한 합의 도출이 예산안 연내 처리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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