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수난시대, 기관→애널 팁 지급 ‘소프트달러’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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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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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증권사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이하 애널) 조직에도 불어온 가운데 애널의 조직 강화 방안으로 ‘소프트달러’가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달러란 기관투자자가 증권사 애널이나 법인영업 담당 직원이 제공한 기업 분석 보고서 및 프레젠테이션, 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받고 그 대가로 증권사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위탁매매수수료와 함께 지급되는 경우가 있고, 때에 따라 분리돼 지급되기도 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011년 소프트달러 관련 모범규준을 제정해 자산운용사의 소프트달러 공시 기준을 마련했지만 아직까지도 증권가엔 소프트달러 지급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 시점에 소프트달러가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증권업황이 악화된 상황에 애널이 된서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의 애널 수는 1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증권사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자 애널 등과 같이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증권사 애널이 기업 분석 보고서 등 자료를 만들어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면 리서치 서비스를 받는 기관투자자가 해당 증권사에 거래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대가를 지급한다. 기관투자자가 증권사에 리서치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따로 지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 금융시장에선 소프트달러 지급 개념이 활성화돼 기관투자자가 증권사에 리서치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위탁매매수수료 안에 함께 지급하거나 따로 분리해 지급한다.

만약 기관투자자가 증권사 리서치 발간 자료를 유용하게 이용했지만 이 증권사를 통해 거래 주문을 넣고 싶진 않다면 따로 증권사에 소프트달러만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한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선 애널이 낸 자료들이 공짜로 쉽게 구할 수 있어 자료의 질과 애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소프트달러가 활성화되면 애널들이 양질의 자료를 발간하는 동기 등으로 작용해 기관투자자와 리서치센터 간 선순환구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빈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는 ‘소프트달러와 주식형 펀드의 이행상품’이란 논문을 통해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소프트달러 관련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선 소프트달러 개념적 범위와 공시 요건 등을 자율 규제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강제력 있는 법 규정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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