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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IT부 정치연 기자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수입차 가격, 정말 못 믿겠어요."
지난 9월 수입 중형 세단을 구매한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5200만원을 주고 차량을 구매했지만, 얼마 전 동호회원이 자신의 차량과 같은 모델을 4800만원에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입차 업체에 배신감마저 드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A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내용이다. 남보다 싸게 사거나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여러 수입차 전시장과 영업사원을 만나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는 영업사원의 말을 믿지 못하고, 영업사원은 남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면서 까지 차량을 팔고 있다. 동호회 게시판에는 신차 구매 요령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넘쳐난다.
이처럼 수입차의 가격 정책이 유명무실해진 것은 매달 수입차 업체 본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의 영향이 크다. 본사는 매달 특별 프로모션이라는 명목하에 모델별로 가격과 판매조건을 바꾼다. 판매 규모가 큰 곳은 딜러사가 직접 시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구매 시기나 딜러사, 담당 영업사원에 따라 판매조건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국산차는 매달 판매조건 변경 폭이 작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2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입차의 경우 할인 폭이 최대 1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비교적 가격 할인 폭이 큰 연말 프로모션은 물량 밀어내기식 성격이 강하다. 올해 남겨진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본사가 손해를 입더라도 무리한 가격 할인을 진행해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먼저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다. 신차의 가격 할인은 결국 중고차의 잔존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만큼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고도 할 수 있다.
일단 비싸게 책정해놓고 안 팔리면 싸게 팔면 된다는 식의 가격 정책은 더 이상 지양해야 한다. 수입차 시장의 성숙을 위해서 가격 면에서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고 정도(正道) 영업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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