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우투증권 명암교차...농협 '비은행 강화' VS KB 'M&A 징크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12-25 14: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부원·장기영 기자= 우리투자증권(우투증권)의 새주인이 NH농협금융으로 확정되면서, 농협금융과 경쟁사였던 KB금융그룹 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인수로 증권업계 선두로 도약할 수 있게 됐고, 다른 비은행 부문에서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불발에 이어 우투증권마저 놓치면서 '인수·합병(M&A) 징크스'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잉종룡 농협금융그룹 회장


◆농협 '증권 선두 도약' VS KB 'M&A 징크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우투증권을 비롯해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까지 일괄 인수하게 됐다.

농협금융은 지주 체제를 출범한지 불과 3년만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고무됐다. 다만 농협금융은 당장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증권은 우투증권과 합쳐질 경우 증권업계 선두로 올라선다. 생명보험 역시 예상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M&A 대어'를 놓친 KB금융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KB금융도 농협금융과 마찬가지로 은행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게 시급한 입장이었다.

더욱이 최근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비리·부실 의혹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우투증권 인수로 분위기 반전을 꾀해 볼 수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특히 KB금융은 굵직한 M&A에서 잇달아 실패해 후유증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에 석패…임영록, 리더십 발휘해야  

행정고시 후배인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한 임영록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임 회장이 빨리 후유증을 극복하고, 조직의 분위기를 추슬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치를 마이너스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락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KB금융은 우투증권에 최고가인 1조1500억원을 제시했지만,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에는 각각 –1500억원, -500억원을 써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KB금융의 패키지 인수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의 결정에 앞서 내부적으로 인수 포기 방침을 정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내부 이사회의 반대가 아니라 정식 입찰에서 탈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M&A 실패는 ING생명 인수 당시 보다 뼈아프다는 자조석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윤대 전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임 회장은 취임 이후 M&A 데뷔전이자, 행시 후배와의 첫 맞대결에서 고배를 마셔 대내외적으로 체면을 구겼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바 있는 관료 출신으로, 임영록 회장(20회)이 임종룡 회장(24회) 보다 선배다. 임영록 회장은 재정부 제2차관, 임종룡 회장은 국무총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영록 회장이 앞으로도 새로운 사업이나 또다른 M&A를 통해 신뢰 회복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현대증권, 동양증권, 대우증권 인수전에도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