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스 2라운드 15번홀에서 드롭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이 드롭이 잘못돼 그는 2벌타를 받았다.
올해 세계 프로골프투어에서도 규칙과 관련한 해프닝과 논란, 그에따른 벌타가 잇따랐다. 미국 골프채널이 2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2013년 규칙과 페널티 사례 톱10’을 요약한다.
◆‘골프 황제’ 화제의 중심에 = 타이거 우즈(미국)는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지만, 규칙과 관련한 논란을 많이 일으켰다. 시즌초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골프골프챔피언십에서 러프 바닥에 박힌 볼을 구제받는 줄 알고 집었다가 2벌타를 받았다. 마스터스에서는 그의 위상에 먹칠을 한 일이 있었다. 2라운드 15번홀(파5)에서 친 서드샷이 물에 빠진 후 규정된 지점보다 2야드 뒤에서 드롭한 사실이 드러난 것. 그러나 우즈는 실격 대신 2벌타를 받고 넘어갔다. 그에게만 적용되는, ‘타이거 룰’이라고 하여 말이 많았다.
미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일에는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간 후 ‘최후로 넘어간 지점’을 두고 말이 많았다. 우즈가 홀에 더 가까운 곳에 드롭했다는 것이다. 우즈는 우승했다. 9월 열린 BMW챔피언십 때에는 러프에서 볼을 치기 전 옆에 있던 나뭇가지(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우다가 볼을 움직였다는 것이 카메라맨의 고화질영상으로 드러났다. 우즈는 한사코 “볼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진동만 했다”고 주장했으나 2벌타가 주어졌다. 마침내 미국·영국골프협회에서는 ‘선수들이 육안으로 확실히 관찰한 것만 볼 움직임으로 인정한다’는 규칙재정을 마련, 2014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마스터스 사상 최초의 ‘슬로 플레이 벌타’ = 중국의 14세 소년 관톈랑이 그 주인공이다. 관톈랑은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1벌타를 받았는데, 그 때까지 마스터스에서 슬로 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 그는 벌타를 부과받고도 75타를 친 끝에 대회 사상 최연소로 커트를 통과한 선수가 됐다.
◆경기위원도 실수를! = 미국과 유럽의 여자프로골프대항전인 솔하임컵은 라이더컵 못지않게 양팀의 승부욕이 넘치는 대회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올해 대회 첫날 유럽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의 볼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다. 그런데 경기위원이 선수에게 유리한 곳에 드롭하도록 판정했다. 미국팀이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시간다는 파를 세이브하며 그 홀을 비겼고, 결국 그 매치를 승리로 이끌었다. 유럽팀은 대회 2연패를 했다. 나중에 경기위원회에서 사과했으나 미국팀을 다독거리지는 못했다.
◆프로골퍼 맞아? = 터무니없는 규칙 위반도 많았다. 사이먼 다이슨(잉글랜드)은 유러피언투어 BMW마스터스 2라운드때 한 그린에서 마크한 후 집어올린 볼로 퍼트라인상의 스파이크 자국을 꾹꾹 눌렀다. 그는 실격당했고 4만5000달러(약 4800만원)의 벌금까지 물었다. 제프 오버튼(미국)은 미PGA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때 진행이 밀리자 퍼트연습을 했는데 그 때 샤프트같이 생긴 보조기구를 사용해 실격당했다. 닉 길레스피(뉴질랜드)는 호주에서 열린 빅토리안오픈챔피언십 첫날 7언더파 65타를 기록, 2타차 선두였다. 그러나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는 것을 잊어버려 실격당했다. 그는 나중에 “실격소식을 접하고 그날 오후 스코어카드에 사인하는 연습을 수없이 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주 대회에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이었으나 소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골프격언에 ‘연습스윙은 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라’는 것이 있다. 올해 US오픈 챔피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미PGA투어 BMW챔피언십 때 연습스윙을 하다 판 디봇(뜯긴 잔디)이 자신의 볼을 맞혀버렸다. 인플레이볼을 무단히 움직였기 때문에 그에게 1벌타가 부과된 것은 물론이다.

연초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에서 드롭하는 타이거 우즈. 관목아래에 볼이 박혔기 때문에 구제받지 못하는데도 구제받고 드롭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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