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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권 '우먼 파워',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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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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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순명 처장ㆍ서경영 부총재보ㆍ권선주 은행장 대표적 인물

▲ 왼쪽부터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 권선주 차기 기업은행장.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올해 금융권은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하나둘 나타나면서 '우먼 파워'가 빛을 발한 한 해였다.

그러나 금융권 내 유리천장은 여전히 공고해 앞으로 여성들의 진출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날 농협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서장으로 문갑석 신임 수탁업무부장(53)을 선임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문 부장은 뛰어난 영업능력과 함께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화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어 농협은행 내 여성 리더로 꼽힌다"고 말했다.

문 부장뿐만 아니라 올해 금융권에서는 고위직으로 진출한 여성이 많았다.

올해 초부터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등 은행권에서 소비자보호 업무 담당 임원으로 여성을 임명했다.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 등이 소비자보호 업무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의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58)과 한국은행의 서영경 부총재보(50), 권선주 기업은행장(57)은 올해 금융계 '우먼 파워'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지난 5월 선임된 오 처장은 2001년 이성남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부원장보를 맡은 이후 12년만에 나온 여성 부원장보급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서 부총재보도 마찬가지다. 한은 창립 63년만에 '최초 여성임원'과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둘 다 거머쥐면서 부총재보 자리에 올라, 한은 내 여성의 임원직 진출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다.

오는 30일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하는 권선주 부행장 역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하지만 이제 겨우 출발점을 조금 지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전히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에서 여성임원은 국민은행의 박정림 전무(50)와 우리은행의 김옥정 상무(54)가 유일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지역 영업본부장에 여성이 포진해 있으나 이들은 임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9월말 기준으로 4개 은행의 여성 직원 수는 총 2만9380명으로 전체 직원 수의 48.3%에 해당한다. 이 중 여성 임원이 달랑 2명에 불과한 것이다.

보험사의 경우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이 유일한 여성 CEO(최고경영자)이며, 카드사는 여성 CEO가 없다. 이밖에 상무직급 등 임원직에 있는 여성 수 역시 열 손가락을 겨우 채우는 수준이다.

금융공기업은 더 심각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 9곳 가운데 여성 임원은 지난해 2월 금융공기업 사상 최초 여성 상임이사가 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노정란 이사(52) 외에 전무하다. 9월말 현재 이들 기업의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여성직원 비율은 겨우 16.5%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등으로 그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더뎠다"면서 "성별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 관행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므로 여성 임원들의 숫자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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