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Run〉 2014 갑오년, 트고(소통) 합치는(통합) 리더십 원년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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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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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뱀의 해인 계사년(癸巳年)이 가고 말의 해인 갑오년(甲午年) 새 아침이 밝았다.

말의 기상을 이어받아 사회 전 분야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는 한 해가 되기를 모든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창조경제 활성화는 물론 실물경제에서도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 분야에서는 지난 1년간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밖에도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복지 정책, 소프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문화 정책 등이 추진돼야 한다.

문제는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2월 19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 만 1년이 지나도록 '불통'의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눈치만 살핀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정 파트너이자 건전한 비판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민주당은 아직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국민들의 요구와 다른 목소리만 내고 있다.

정치권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니 정책 하나에 죽고 사는 기업인부터 정부 지원이 없이는 생계 유지가 곤란한 저소득층까지 사회 전 계층이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올 한 해 반목과 질시를 멈추고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내년 첫 일출을 보면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귀를 열고 듣는 것이 시작…소통해야 미래가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첫 여성 대통령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가 남성 특유의 권위적인 리더십에 익숙해 있었다면 박 대통령은 여성 특유의 감성과 모성으로 사회 전반을 보듬어 안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였다. 인사 문제, 여당과의 관계 설정, 경제민주화 실천 등 주요 현안마다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생각대로 밀어붙이려는 성향이 강했다.

박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말 두 명의 여성 리더에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재집권에 성공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메르켈 총리의 별명은 독일어로 엄마라는 뜻의 '무티'다. 바첼레트 대통령도 스페인어로 엄마라는 의미를 가진 '마드레'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우파인 메르켈 총리는 타협과 양보, 합의의 정치로 좌파인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이뤄냈다. 좌파인 바첼레트 대통령은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까지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으로 보수층의 지지까지 이끌어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은 물론 새로운 권력 창출을 바라는 야권까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뭐라고 하든 내가 옳다면 간다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지적했다.

◆ 원수까지 끌어안는 포용력으로 국가발전 이끌어야

중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주로 추앙받는 당 태종 이세민은 정적이었던 형 이건성을 따르던 이들을 중용하는 포용력을 보였다. 특히 이건성의 핵심 참모였던 위징은 당 태종의 치세를 대표하는 명신(名臣)이 됐다.

수천년 전의 사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명연설로 유명한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통합의 정치가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증명한 인물이다.

무명의 촌뜨기 정치인에서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 그가 남긴 정치적 교훈은 포용의 리더십이다. 남북전쟁 기간 중에도 여당 내 경쟁자는 물론 야당 인사들까지 요직으로 발탁하면서 승전과 노예제 폐지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야당은 현직 대통령을 향해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라고 공격하고 청와대는 야당을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세력'으로 폄하하는 현 상황은 통합의 리더십과 거리가 너무 멀다. 지난 대선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됐던 '대통합'은 이미 흘러간 옛 노래가 돼 버렸다.

정치권이 새해 화두로 제시한 경제 회생은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대탕평 인사로 국민 대통합의 기초를 닦고 추상적 구호에 그치고 있는 대통합 정신을 구현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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