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 퇴임…"멀리, 크게 내다보는 은행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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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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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27일 이임식에서 세상을 떠난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27일 임기를 마치며 "저의 은행생활은 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980년 기업은행에 공채로 입행한 조 행장은 기업은행 50년 역사상 최초의 내부 출신 행장이란 수식어를 단 인물이다.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조 행장은 "30년 전 인사부 행원 때 꿈꾸었던 원샷 인사를 정착시켰고 20년 전 동경지점차장 때 꿈꾸었던 5대양 6대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10년 전 동경지점장 때 꿈꾸었던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의 꿈을 이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IBK를 '참! 좋은 은행'을 넘어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시키는 꿈은 여러분께 남겨두고 떠난다"면서 "'위대한 은행'이란 돈을 잘 버는 것은 물론이고, 사헌공헌에 앞장서야 하고 나아가 교육, 문화, 예술에도 이바지해 국민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은행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 행장은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낡은 관행과 폐습은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며 "현장에 더 귀를 기울이고 고객에게 더 넓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멀리 크게 내다봐야 한다"면서 "당장의 이익, 눈앞의 수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진정으로 고객의 행복, 기업의 성장 나아가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은행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임직원들에게 '근무시간 정상화' 준수를 당부하며 "눈뜨면 출근하고 싶고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직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오후 7시가 되면 개인 컴퓨터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도록 하고 야근이 잦은 곳은 개선토록 하는 등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도록 했다. 

이날 이임사를 읽던 중 조 행장은 "안타깝게도 그 동안에도 우리 곁을 떠난 동료가 있다"면서 병을 얻어 사망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지난 2010년 취임식에서도 그는 사망한 직원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미안한 마음을 표한 바 있다. 

조 행장은 "그분들은 제가 영원히 안고 가야할 마음의 빚"이라며 "백훈기지점장, 오경의 팀장, 김동군 차장, 엄기주 차장,
이정철 차장, 조은희 과장, 고미정 과장, 문현성 계장, 김여진 계장에게 1만3000여 임직원과 함께 삼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임기 내 성과로 조 행장은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중소기업대출금리 감면체계 도입 △특성화고 졸업생 채용 △중소기업 무료 컨설팅 지원 △ATM(자동화기기)-공중전화 결합부스 개설 등을 언급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기업은행 홍보대사 송해 씨와 광고모델 김유빈 양,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기업은행 계열사 및 거래 고객과 기업 사장단 등이 참석했다. 

한편 내부 출신으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이 되는 권선주 차기 은행장 내정자는 오는 30일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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