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된 가운데 최 회장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잇따라 계열사 지분을 확대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이달 들어 SK네트웍스와 SKC, SK케미칼, SKC솔믹스를 비롯한 SK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을 사들였다. 한 달간 총 매수액은 44억원에 달했다.
최 회장은 11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지분 37만5490주를 매수했다. 매수액은 27억4796만원이다. 이번 매수로 최 회장 보유 지분은 0.15%에서 0.30%로 한 달 만에 2배가 늘었다.
최 회장은 SKC 주식 또한 10차례에 걸쳐 모두 3만4910주를 사들였다. 매수액은 10억6318만원으로 최 회장 지분은 이를 통해 1.66%에서 1.75%로 늘었다. 최 회장은 SK케미칼 및 SKC솔믹스 주식 또한 각각 8000여주와 11만여주 샀다.
이런 최 회장 측 지분 매수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총수 경영공백 상태에 계열분리를 위해 지분을 늘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은 수년째 계열분리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SK그룹이 경영공백에 빠진 상황에 최 회장은 SK행복나눔바자회에 참석하거나 SKC 첫 해외 워크숍을 추진하며 존재감 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최 회장이 확보한 계열사 지분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통해 계열분리에 나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SK그룹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에서 SK C&C, SK, SK네트웍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도 견고하다.
더불어 최신원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SKC 또한 최대주주가 SK로 SK가 SKC 지분을 43%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주회사 담당 연구원은 "최신원 회장이 늘린 계열사 지분 규모는 회사 인수를 위한 작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예전부터 SK네트웍스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 지분을 조금씩 늘려온 만큼 이번 주식 매수 역시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시즈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큰형님인 만큼 SK그룹 모태인 SK네트웍스에 대한 애정이 많다"며 "이런 이유로 돈이 생길 때 마다 조금씩 지분을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K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계열분리를 운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 같이 뭉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지분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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