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여성대통령 시대의 수혜자’라는 일부의 시선에 대해서는 “수혜도 받을 자격 있는 사람이 받는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권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외풍으로부터, 또 수많은 도전으로부터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임원 인사 등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는 “전 직원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취임식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향후 임원인사도 큰 변화 없이 부족한 자리를 채워나가는 식으로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권 행장은 ‘최후의 승리’를 위해 서로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권 행장은 “경계와 칸막이를 넘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이야말로 가장 강한 조직”이라며 “어떤 조직도 단합하고 협력하는 조직을 이길 수 없고 그 협력의 전제조건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향후 3년 간 IBK기업은행을 이끌면서 '매화'(梅花)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인내와 단호함으로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매화처럼 거대한 변화에 당당히 맞서고 봄을 부르는 은은한 향기로 조직 내에 소통과 화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방침에 대해서는 “내실을 다지면서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구상을 보였다. 권 행장은 “수익이 따르지 않는 단순히 외형만 키우는 성장은 지양하고, 시간이 걸리고 다소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기초와 기본을 더 탄탄하게 닦는 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권 행장은 또 “은행의 각 분야와 각 사업의 효율성도 꼼꼼히 점검해 점포운영, 비용집행, 인력배치 등에 있어 비효율이 없는지 찬찬히 깊이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금융의 지속적인 강화 ▲창조금융 선도 ▲금융소비자보호확립 ▲소통하는 기업문화 정착 등을 제시했다.
한편, 권 행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1998년 방이역지점장을 맡았다. 이어 리스크관리본부장·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카드사업본부장 등 기업은행 주요 요직을 거치며,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여성 최초 부행장 등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행내에서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업무와 관련해선 꼼꼼하게 파고드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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