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14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금리 상승, 엔화 약세 등 악재가 될 수 있는 돌발 변수가 산재하는 해이기도 한다.
증권가의 낙관론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에 2014년 증시를 좌지우지할 큰 변수들을 알아봤다.
◆ 글로벌 경기 회복
2014년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낙관적인 전망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근거한다. 2013년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나타난 경기 회복 흐름이 올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경착륙 우려가 커지던 중국 경제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한국 증시의 수출주와 경기민감주가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14년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의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 증시는 경기 회복과 통화 정책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는 반면 신흥국 증시는 대외변수에 따라 급등ㆍ락을 반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중간 성격의 한국 증시는 선진국 증시처럼 완전한 상승 흐름을 타기도, 신흥국 증시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 애매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가 올해 강한 경기부양 계획을 보여줬고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한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은 물론 한국, 중국 등 일부 신흥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증시 환경의 신뢰 회복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동남아 버블 붕괴
선진국 증시와는 다르게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고, 2014년은 이들 국가의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심해지면서 일부 동남아 국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22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경제가 튼튼하다는 동남아 증시가 급락했다"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신흥국 전체라기 보다 동남아 시장의 '버블'(거품경제)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미국계 장기투자자금이 동남아에서 나와 한국이나 대만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동남아 자산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동남아 버블이 터지더라도 한국 증시가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고점에서 10~15% 정도 하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의 엔저 공습
2013년 12월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엔 환율은 장 시작 직후 100엔당 900원대로 떨어졌다. 엔화값이 1000원 선을 하향 돌파한 것은 2008년 9월 9일(장중 저가 996.68원) 이후 5년 3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엔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105엔 정도로 오르면서 엔화가 달러와 원에 대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미국과 달리 일본은 올해도 엔저 정책을 계속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엔화가 지금보다 더욱 약해질 것이라는 의미며 엔화 환율에 민감한 국내 자동차업종 등은 올해 실적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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