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그 동안 아시아 최고갑부 리카싱(李嘉誠) 회장의 장남 리차드 리(李澤楷)가 인수를 코 앞에 두고 있던 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피스커 인수전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됐다. 바로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인 완샹(萬向)그룹이 막판에 뛰어든 것이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3일 보도에 따르면 완샹그룹 미국 법인이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 법원에 이미 파산한 피스커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3일법원은 청문회를 통해 이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피스커의 새로운 주인이 될 예정이었던 리차드 리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리차드리가 운영하는 한 투자사는 본래 2500만 달러에 피스커가 미국 정부에 상환해야 할 채무만 갚고 나머지 채무는 일부만 상환하고 일부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피스커를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일부 채무만 상환한다는 조건이 채권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에 따라 리차드 리보다 2500만 달러보다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완샹에 인수 무게가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완샹은 인수가격으로 2572만5000달러를 제시하며 피스커의 일부 채무를 상환하고 구조조정후 피스커 지분 20%를 채권자에게 부여하기로 하기로 약속했다. 완샹은 피스커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생산을 정상화하고 핀란드에 있는 생산라인을 미국 미시건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완샹은 사실상 지난 해 피스커에 전기 배터리를 공급하는 A123을 인수하면서부터 피스커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해 1월 완샹그룹 미국 법인장 니핀(倪頻)은 어떤 가능한 방식으로라도 피스커를 돕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피스커는 테슬라와 함께 미국 대표 전기자동차기업으로 꼽혔으나 지난 2012년부터 잇단 리콜 사고에 연구개발 비용 급증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결국 1년여간 생산을 중단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면서 매각 절차가 진행됐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본사가 있는 완샹그룹은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차축과 브레이크 부품 등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해 현재는 근로자 4만 명 이상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산하에 완샹첸차오(萬向錢潮)라는 상장사도 두고 있다. 완샹그룹 루관추(魯冠球) 회장은 개인 재산 163억8000만위안으로 2012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2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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