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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to Run> ‘순돌이 아빠’가 대접받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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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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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난 1986년에 시작해 1994년까지 시대를 풍미한 TV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순돌이 아빠’다. ‘순돌이 아빠’는 전파사를 운영하는 인물로 못 고치는 것이 없는 기술 장인이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외화 시리즈 주인공 ‘맥가이버’가 한국판 순돌이 아빠로 불릴 정도로 그에 대한 존경심은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순돌이 아빠와 같은 기능공, 공예가 등 하나의 기술만 파온 장인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순돌이 아빠를 바라보던 존경의 눈길은 매끈한 정장에 부착된 대기업 사원증으로 옮아갔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이미 우리 사회에 기술 장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 위치한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에는 숙련된 기술 장인들이 감소하고 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젊은 층의 유입이 쉽지 않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는 세태와 더불어 이들 기능 보유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안산 반월공단에 근무하는 한 50대 남성은 “젊은이들이 실습이라는 이름으로 현장에 나와도 점심만 먹고 사라지기 일쑤다”며 “조그만 힘들어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 내가 가진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40대 기술자도 “사무직이 아니면 기술직을 천박하게 보는 시선이 강해 같이 일할 사람구하기가 어렵다”며 “사람이 손길이 필요한 작업들이 아직도 많지만 제대로 된 기술 인력을 구하기는 양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는 사라지는 기술 장인을 대체하기 위해 외국에서 노동력을 수형하고 있다. 이미 기술 장인들의 빈자리는 많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초기의 목적대로 이들은 우리 산업을 지탱하는 기술력으로 제 자리에서 훌륭히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에게 과거 순돌이 아빠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 5일 반월공단에서 만난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이주노동자들도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기술 장인으로 성장했다”면서도 “대부분이 일정수준 기술을 습득한 뒤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서 이전과 같은 기술 장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기술 장인 부족은 산업단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숭례문 부실 복원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공예가, 목수와 같이 문화예술 분야에도 적용된다. 부실한 기술 장인 관리와 육성이 이번 부실 복원을 불렀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 같은 현재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술 장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단순히 젊은 층의 적응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우리사회가 기술 장인에 대한 지원제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실하기 때문이다.

공장설비 작업을 하는 30대 남성은 “현장에 가면 60대 후반 분들이 작업반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고령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할 수 없는 현장 상황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기술 강국으로 꼽는 독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기술 장인에 대한 대우가 일반적으로 높다는 것은 스스로를 되짚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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