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용성 기자 = 중국내에서 '독설가' '이슈메이커' 등의 칭호를 받고 있는 화위안디찬(華遠地產)의 런즈창(任志强) 회장이 중국 국영 방송사인 CCTV에 대해 "돼지보다도 멍청하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중국내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CCTV는 지난해 스타벅스, 애플, 삼성, BMW 등 중국내에서 성공한 글로벌기업들에 대한 비판보도를 쏟아내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부동산 재벌인 런즈창의 비난은 CCTV의 중국내 부동산 2위기업인 완커(萬科)에 대한 비판보도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30일 CCTV의 둥팡스쿵(東方時空)이라는 프로그램은 완커의 지린성 프로젝트나 광저우프로젝트 등이 토지부가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아직 납부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지 세무국에서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44억위안에 이르는 세금을 납부하라고 독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튿날 아침 런즈창은 웨이보를 통해 "완커가 세금탈루를 했는지 안했는지 알수는 없지만, CCTV의 보도만 보면 완커가 탈세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납세조건을 갖춘 부동산프로젝트인지, 정확한 세금이 얼마인지, 미납세금 잔액이 이들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는지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CCTV는 회계사나 증권감독위원회, 증권거래소 등에 확인해 보지도 않고 보도를 내보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완커 역시 성명을 통해 세금미납분의 존재를 부인했다. 완커측은 "최근 3년간 620억위안의 세금을 납부했으며 이중 토지부가세는 144억위안인데 비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순이익은 294억위안에 불과하다"며 "세금미납분은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완커의 공식성명이 나오자 런즈창은 다시한번 웨이보를 통해 "세상에 CCTV보다 멍청한 돼지는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CCTV는 여러 부동산회사들이 토지부가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으며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동안 45개 상장회사가 3조8000억위안의 세금을 미납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보도 역시 해당 업체들이 즉각 부인에 나서며 흐지부지됐다. 당시 완커는 "CCTV가 법규 해석을 잘못해서 빚어진 오해"라며 일축했다.
한편 완커의 왕스(王石)회장과 런즈창 회장은 똑같이 군출신 사업가인 점도 주목되고 있다. 왕스 회장은 군에서 제대해 1980년대 초반에 선전(深圳)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일본에서 전자제품 등을 수입하기 시작했고, 의류, 시계, 음료, 인쇄,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런즈창 회장 역시 중국인민해방군 연대장까지 지냈으며 이후 경제계에서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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