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첫 방송, 역사왜곡 판치는 시대에 '리얼' 전통 사극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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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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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첫방송[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정도전'이 순항을 시작했다.

4일 첫 방송된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연출 강병택)이 두 자릿수의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려 말, 헛된 욕망에 휘둘려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나라의 명운마저 위태위태한 난세의 현실과 그 현실을 어떻게든 극복해내려는 한 사나이, 정도전(조재현)의 투쟁이 리얼하게 그려졌다.

공민왕(김명수) 23년(1374년), 잦은 왜적의 침입으로 국토는 황폐화되고 집권층은 부정부패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극중 재상 2인자인 이인임(박영규)은 부정부패의 대명사이자 권문세가의 우두머리. 승품(승진)을 원하는 관리는 그에게 뇌물을 바쳐야만 했다.

정도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마다 승품에서 밀리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도 밀려나면 아예 지방 한직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 정도전. 그의 처(이아현)는 폐물을 팔아 항아리를 사 정도전에게 뇌물로 바칠 것을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에 굴복한 정도전이 아니었다. 그가 뇌물이라며 가져간 항아리에는 인분이 가득했던 것. ‘사분(선비의 똥)’이라며 사방에 뿌리고는 호기롭게 도망쳐 온 그는 죽은 노국공주의 영전을 짓기 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공사장 안에서 희생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아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이에 공민왕의 잘못된 현실 인식과 이인임을 비롯한 권문세가들의 탄핵을 주장하는 상소문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도전의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인임이 꾸민 음모 때문. 정치적 일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이인임은 일인자인 경복흥(김진태)이 정도전을 사주해 상소문을 올린 것이라며 공민왕의 심기를 자극했다. 오늘 방영될 2회에서 공민왕은 정도전의 목을 향해 직접 칼을 뽑아 든다. 정도전이 앞으로 걸어야 할 험난한 가시밭길을 보여주는 예고편인 셈.

'정도전'은 퓨전사극이 범람하는 시대, 역사왜곡이 판치는 시대, KBS가 2년여 동안 자존심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한 대 역사극이다. 철저한 사실과 고증에 입각해 잊혀져가는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의식까지 건 작품인 만큼 정도전은 2014년을 뜨겁게 달굴 대한민국 대표 사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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