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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to Run>대한민국 중산층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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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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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락하는 중산층 '가계부채 급증'

아주경제 전운 기자 = # 중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 김지연씨(43)의 걱정은 날로 커지고 있다. 남편이 대기업에 근무하고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빚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구입을 위해 은행대출을 받으면서 매월 내는 이자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 아파트값까지 곤두박질치면서 계속해 빚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남들은 중산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장을 보러갈 때마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배추 한 포기 사는 데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

자녀 사교육과 스펙 쌓기 경쟁에 무리하게 투자한 부모가 정작 자신의 노후는 대비하지 못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자녀들은 사회에 나와 고용불안과 저임금 등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를 보면 1992년 75%가 넘었던 중산층 비중은 2010년 58%까지 떨어졌고, 빈곤층은 7.7%에서 19.2%로 크게 늘었다. 스스로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6%에 불과하고,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50%가 넘는다.

◆중산층의 몰락…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

중산층의 몰락은 국내 부동산 경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하락한다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하우스푸어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가 60만가구에 달하고, 이들이 갚아야 할 빚은 15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앞으로 집값이 20% 더 떨어지면 하우스푸어는 5만가구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대부분 자신들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계층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아파트가 재산 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한국의 중산층은 소형아파트에서 중형아파트, 그리고 대형아파트로 옮겨갔다.

이후 은퇴 시점을 맞으면 아파트 한 채와 퇴직금으로 노후를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사회 중산층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노후가 막막해진 중산층 가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은 대출에 대한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인 것이다. 이는 가계 소비여력을 축소시켜 사회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가져와 장기불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내몰린 중산층

빚에 내몰린 중산층은 금융권에서도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은커녕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거절당해 30%대 고금리 상품에 목을 매는 중산층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치솟는 전셋값에다 갈수록 늘어나는 가계대출 부담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빚을 얻어 빚을 갚는 것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중산층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중산층이 대부업체를 기웃거리고 있다는 얘기다.

대부업체 고객 중 중신용자 비중은 2010년 말 13.5%에서 지난해에는 16%로 높아졌다. 중신용자는 10단계 신용등급 중 5~6단계에 속하는 중산층 가구다.

중산층의 몰락에는 주거비 부담이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중산층 가계의 신용대출 중 13%는 전셋값 마련이 주된 목적이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전셋값 부담이 중산층 가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산층 "장보기가 두렵다"

빚에 내몰린 중산층은 장을 보는 것도 두렵다. 계속되는 고물가 행진에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밀가루를 비롯해 우유, 라면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올해만 해도 음료수와 과잣값까지 인상됐다.

또 지난해 11월 전기요금 5.4% 인상에 이어 도시가스요금이 지난 1일부터 평균 5.8% 인상되는 등 공공요금도 계속해 인상되고 있다.

이 같은 서민물가 상승은 중산층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가계빚에 내몰린 중산층에게 서민물가는 어느 때보다도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데다 경기 부진으로 업황이 나빠져 특히 중소득·중신용 계층에 속하는 자영업자의 채무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부동산 경기의 불황과 서민물가 상승이 중산층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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