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살리기와 재무구조 개선, 그리고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7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그룹 회장을 필두로 대한항공은 조양호-지창훈 대표, 한진칼은 조원태 부사장, (주)한진은 서용원 사장, 한진해운은 석태수 사장 등 지난해 임원인사에 따른 주요 계열사 인사발령을 모두 마쳤다. 지난 4일 서용원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한항공의 대표직을 사임하고 (주)한진 대표로 자리를 옮긴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올해 지주사체제 전환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라는 중요한 과제를 한꺼번에 안게 됐다.
아울러 지난해 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결정하며 독립경영을 해 오며 계열분리를 준비하던 한진해운을 사실상 품에 안은 한진그룹이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도 올해 한진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조 회장은 전날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주력(대한항공)을 살려야 한다”며 “부채비율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진그룹 자구계획의 성공을 가늠 할 첫 분수령은 한진해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및 구형항공기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자금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500억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한 대한항공은 이후 추가로 1000억원, 오는 4월 한진해운의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6500억원의 지원금을 한진해운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주)한진과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를 맡으며 그룹 내 핵심 역할을 해 왔던 석태수 사장을 한진해운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중요성을 대변하기도 했다.
전날 해양가족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석 사장은 “한진해운의 올해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드릴말씀이 아무것도 없다”며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실적개선에 성공한다 해도 지주사 체제 전환의 문제도 남아있다.
지난해 8월 지주사인 한진칼을 출범시키며 체제전환을 예고했으나, 지주사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서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은 6.88%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편입 조건인 20%를 채우기 위해서는 한진칼이 추가로 대한항공 지분 13%이상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일부 주력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체제 개편을 통해 조 회장의 장남이 조원태 부사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올해 이후 한진그룹의 승계 작업도 가속화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