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인터뷰] 유연석이 본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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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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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 역을 맡았던 유연석[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이하 '응사')는 10%를 웃도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 채널 사상 유례없는 기록이라 제작진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놀랐다.

그 중심에는 유연석이 있다. 짝사랑에 실패한 메이저리거 칠봉 캐릭터를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사이즈로 재단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1급 투수 김동준으로, 신촌 하숙집에서는 눈빛이 아련한 동네 청년 칠봉으로. 모호한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응사' 속으로 불러들였다.

'응사' 종영 후 계약된 광고만 7편. 이야기 중인 광고까지 합하면 10편은 거뜬하다. '응사' 종영 후 유연석을 볼 수 없게 된 시청자들은 TV 광고를 통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무명의 설움을 보답이라도 받듯이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사람이 늘었다. 통 연락 없던 동료 연예인에게 축하 전화를 받기도 하고, 기자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시큰둥 했던 작년과 비교했을 때 먼저 사인을 요청하는 기자가 늘었다는 건 유연석과 '응사'가 이뤄낸 성과를 짐작게 한다.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 역을 맡았던 유연석[사진=이형석 기자]

-야구 좋아하세요?
=야구 좋아하죠. 근데 관중석에 앉아서 응원하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뛰는 게 더 좋아요. 사회인 야구단을 2년 정도 했어요. 외야수로 활동했는데,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더 재미있더라고요.

-야구선수로 굉장히 멋있게 나왔어요. 캐릭터는 마음에 드세요?
=그럼요. 피디님은 야구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걸 더 부각시켜주신 것 같아요. 사실 서울 남자 캐릭터를 찾는다는 말만 듣고 오디션을 봤어요. 작가님이랑 피디님이 제가 진주 출신이라는걸 알고 놀라셨죠. 그때부터 사투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것 같아요.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캐릭터였어요. 짝사랑만 하다가 끝나는?
=그런데요. 쓰레기(정우)와 반대에 있는 칠봉이가 많이 부각됐어요. 아픔을 내보이면서도 나정 앞에서는 또 다르고, 또 마운드 위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조화롭게 그려졌어요. 나만 부각되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랑 융화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칠봉이라는 캐릭터를 100% 이해하세요?
=저는 굉장히 공감하면서 봤어요. 연기할 때도 그랬고요. 저도 스무살 때 그렇게 짝사랑해봤거든요. 아파본 적도 있고, 이별한 적도 있기 때문에 칠봉이를 많이 이해했죠.

-나정(고아라)를 옆에 두고 싶어 하는 남자의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답답한 부분이 없지 않았어요.
=칠봉이는 기본적으로 엄마에 대한 부재가 있는 캐릭터예요. 너무 사랑하니까 곁에 두고 싶은데... 그게 욕심이라는걸 알았을 때, 상처가 얼마나 컸겠어요. 그런 칠봉이를 연기하면서 저도 성장했어요.

-실제 남자들은 대게 사랑에 적극적이지 않나요?
=맞아요.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소유욕이 강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칠봉이처럼 보내주지 못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칠봉이를 더 동정한 게 아닐까요? 여성분들은 왠지 모를 로망처럼 상상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응사'를 재미있게 본 팬 중에 한 명으로서 가장 멋진 장면을 꼽으라면 정우씨와 함께 했던 캐치볼신 같아요.
=저도 그 장면 가장 좋아해요. 사실 그 장면에서 저는 대사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방법은 하나더라고요. 눈빛이요. 하하. 어땠나요. 멋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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