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부자, 보르도 와인농장이 아들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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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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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5년새 60곳 보르도와인농장 구매

중국의 한 와인숍.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프랑스 보르도지역의 와인농장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만 지난 5년동안 60곳의 와인농장이 중국인들의 손으로 넘어갔다고 신경보가 8일 전했다.

보르도지역의 대형 부동산중개업체의 중국전담부서에 따르면 2008년 칭다오(青島)의 하이룽(海龍)그룹이 60헥타르의 라뚜라그농장을 매입한 이후 최근 5년동안 중국인은 60개의 보르도 와인농장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닝샤훙(寧夏紅)그룹의 장진산(張金山) 회장이 보르도에서 유명한 그랑무에이농장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랑무에이농장은 고대 중세시대의 성곽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170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드라이 레드와인, 드라이화이트와인,로제와인 등을 빚어낸다. 연간생산량은 40만병이며 2012년 1000만유로에 매각됐다. 그랑무에이농장은 중국인이 구매한 보르도농장중 세번째로 비싼 곳이다. 

중량(中粮)그룹, 루상(鲁商)그룹, 닝샤훙그룹 등의 기업들의 구매도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들의 구매도 많다. 보르도지역에는 8500곳의 와인농장이 있으며 이 중에는 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소규모 농장도 많다. 중국의 개인투자가들은 이처럼 소규모의 농장을 구매하며, 이를 투자수단으로 여긴다. 대륙의 중국인보다는 와인문화에 익숙한 홍콩인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한다.

최근 300만유로에 보르도 와인농장을 구매했다는 한 홍콩인은 "농장에서 직접 포도를 딸 수도 있고, 술을 빚어서 친구에게 선물할 수도 있고, 좋은 투자처이기도 하다"며 "홍콩에서 아파트 1채를 살수 있는 가격으로 가치가 안정적인 보르도 와인농장을 구매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명 영화배우 자오웨이(趙薇) 부부도 2011년말에 400만유로로 보르도의 몬로 농장을 구매했다. 2010년에는 한 광둥(廣東)성의 부호가 아들의 생일선물로 보르도 와인농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어떤 중국부호는 농장내에 승마장과 골프장 등을 건설해 여행상품으로 내놓아 중국인 관광객들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보르도의 부동산중개업체는 "현재 보르도농장의 가격은 2003년에 비해 10~15%가량 낮아졌으며 100만~200만 유로면 살 수 있는 농장들이 많다"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단지인 보르도에서 시험삼아 저가의 농장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목적 이외에도 신분과시 목적의 구매도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중국업체들은 보르도와인투자로 인해 큰 재미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산 회장은 "와인농장은 생산원가가 높은 편이며 유통망 개척에 시간과 자금이 소요된다"며 "투자원금회수가 그렇게 빨리 이뤄지지는 않더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내 와인소비가 늘어감에 따라 중국의 와인투자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중국은 2010년부터 EU를 제외한 보르도지역의 최대 와인수출국에 올라서 있다. 보르도지역은 2013년에만 중국에 7000만병의 와인을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매체는 보르도의 농장주들은 중국인들과의 가격흥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농장을 시장에 내놓은 농장주들은 실가격에 10%~20%의 마진을 붙여서 시장에 내놓지만, 중국인들은 흥정을 시작하자마자 가격을 절반으로 깎는다는 것. 때문에 현지에는 중국인과의 협상을 위한 전문대행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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