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가구 중심의 가계경제 어려움 지속과 비우량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세계 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성장 동력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은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금융부문 전망’을 8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순대외채권 증가, 대외지급능력 향상, 은행 외화자금 여건 개선 등으로 비교적 견조한 상황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본격화로 일부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심화되고 외국인 자금 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 우리나라의 튼튼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대내적으로도 전반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서 가계 및 기업부문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해운, 건설, 중소형 조선 등 경기민감업종과 비우량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금융당국은 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통해 정책 방향을 조율해 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국내 금융부문은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최근 심화된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은 기업자금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문은 향후 금리 상승 시 저소득 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 지출이 위축돼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기업부문은 시중자금이 단기 안전자산에 집중되는 가운데 비우량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우호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금리가 상승할 경우 경기민감업종 위주로 한계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산업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전반적인 경영 개선이 기대되지만, 최근의 수익성, 건전성 악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김 국장은 “글로벌 금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기업 부채 구조를 개선하고, 금융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제 금융부문의 경우 선진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강화되고, 유로지역도 경기침체 국면을 벗어나 점진적으로 회복 중이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경기적, 구조적 요인으로 하방위험이 확대되면서 성장 속도가 이전 보다 둔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유동성 감소를 계기로 글로벌 자금 흐름이 변화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과 위험자산 선호로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또 신흥국의 성장 속도 둔화와 취약한 펀더멘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김 국장은 “일본의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와 미국의 출구전략 가속화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지난해 계속된 외국자금의 국내 유입 추세 지속 여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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