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실적을 꾸준하게 맞춘 외국계 증권사도 없어 국내 증권사가 실적 예측력이 뒤쳐진다는 평가가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8일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작년 12월 초 기준 전망한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0조4000억원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영업이익(8조3000억원)과 2조1000억원 차이를 빚는다.
전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증시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실적 예측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 18곳이 최근 1개월 새 내놓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9조5000억원으로 실제 추정치와 1조원 넘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BNB파리바는 실제 삼성전자 실적과 유사한 8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삼성전자 실적을 꾸준히 맞춘 외국계 증권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은 삼성전자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을 실제 실적과 유사한 9조원을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는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들 4곳 모두 작년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맞춘 증권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 작년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한 국내 증권사 예상치는 9조원 후반대였다. CLSA증권, 골드만삭스, 도이치증권 등도 1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10조1600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국내외 증권사 모두 체면을 구긴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실적 예측력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12월 말부터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설'이 증시에 돌았다"며 "국내 증권업계 현실상 해당 기업에 악재인 내용의 설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 강한 어조로 쓸 증권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증권사 연구원 "과거 외국계 증권사가 삼성전자 실적을 맞춘 사례가 있었지만 한 곳이 연달아 맞춘 곳은 없었다"며 "특정 외국계 증권사가 제시한 수치가 맞다고 해서 모든 외국계 증권사가 잘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외국계 증권사가 각 사업부 실적뿐만 아니라 사업외적인 부분까지 맞췄다면 국내 증권사도 배워야한다"며 "그러나 성과급과 같은 일회성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임원에 직접 듣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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