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당국이 기업공개(IPO) 본격화로 출렁이는 증시 방어 수단으로 ‘보험자금 투자’ 카드를 내놓았다.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는 8일 중국 보험자금의 차스닥 투자에 이어 9일 보험사들이 운영하는 '장기보험자금(老保單)'의 100% 증시 우량주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중국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卷報) 등 매체가 9일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중국은 각 보험사의 증시 투자시 전체 보험자금의 20%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보험자금도 일반 보험자금과 마찬가지로 투자제한을 받아왔지만 100% 증시 투자가 가능해진 것.
보감회가 말하는 장기보험자금은 지난 1999년 이전의 출시된 고수익률 보장형 장기보험상품 자금을 말한다. 비교적 높은 고 수익률 탓에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가 장기보험자금 운용에 있어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주요 보험사의 장기보험자금 규모는 3600억~4000억 위안(약 63조~70조원)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보감회가 장기보험자금의 100% 증시 투자를 허용한 것은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을 제고하는 한편 저평가된 우량주에 있어서도 좋은 매수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장기투자 자금의 증시 유입은 증시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보감회는 장기보험자금이 투자 가능한 우량주에 대한 기준을 뚜렷이 제시하지 못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보험회사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중국 핑안(平安)자산관리유한공사 완팡(萬放) 회장은 정취안스바오(證券時報)를 통해 “보험자금의 차스닥 투자 허용에 이어 장기보험자금의 100% 우량주 투자 허용으로 보험사의 투자 채널이 다양화 됐다”며 “다만 보험자금 투자는 ‘안전’이 제일인만큼 신중하게 증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중국 중앙재경대 금융증권연구소 한푸링(韓復齡) 소장은 “장기자금의 증시 유입은 시장 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차이다(財達)증권 수석 에널리스트 리젠펑(李劍峰)은 “최근 신주 발행이 차스닥이 있는 선전 증시에 몰리면서 자금이 선전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종목에서 우량주 비중이 큰 상하이 증시에도 자금이 유입돼 상하이ㆍ선전 증시가 균형 발전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보험자금 운영규모는 7조 위안으로 이중 10% 이상인 8000억 위안 정도가 주식 증권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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