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지난해 12월 12일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부인인 김경희(68·사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사실상 식물인간에 가까운 상태라고 미국의 정보 당국자의 말을 빌려 중앙일보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정보 당국자가 8일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김경희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았다"며 "그 결과 몸무게가 35㎏에 불과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의 일부 언론보도처럼 김경희가 사망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북한체제에서 성골(聖骨)인 김경희가 사망할 경우 각종 언론에 부고를 내고, 성대한 장례식을 치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장성택 처형 사건과 관련해서도 "김경희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경희는 지난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65주년 열병식에 참석했으며, 이튿날인 10일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함께 인민내부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그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김경희가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에도 불참한 점 등을 들어 이미 사망했을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지난 7일 "김경희 사망설에 대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확인한 결과 사망이 확인된 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남편이 쓰레기 종파로 취급받은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북한 체제의 속성상 김정은에게 조명을 집중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1970년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된 뒤 삼촌인 김영주 조직지도부장처럼 뒷전으로 물러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경희는 딸 장금송(2006년 자살)을 낳은 뒤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며 치료를 받아 왔다. 게다가 집안 병력인 심장병까지 있어 김경희는 예전에도 외국에서 빈번한 치료를 받았다.
또 딸이 죽은 뒤 장성택과 부부싸움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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