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해 12월 30일. 나를 포함해 총 4명의 지인과 계획도 없이 무박2일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나 같은 경우는 마누라가 처갓집으로 요양(?)을 간 관계로 무언가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고 나머지 3명은 총각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는 커녕 아무런 약속도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여행을 함께한 차는 바로 QM3였다. QM3는 남자가 보기에도 참 '예쁜' 차다. 더구나 국내에는 아직 1000대의 물량 밖에 풀리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어딜가나 르노삼성 엠블럼을 달고 오렌지색 외관의 이 차를 보기 위한 궁금증 어린 시선이 가득했다.
일반적으로 남자 4명이 탈 수 있는 '소형'차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QM3는 소형 CUV임에도 우리 4명을 거뜬히 모셨다. 트렁크도 널찍했다. 저마다 한 짐의 가방을 트렁크에 넣었지만 공간이 충분했다. 운전석부터 차례로 탑승을 해보니 내부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 탈착이 가능한 시트커버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비친다.
하지만 문제는 금새 드러났다. 조수석에 위치한 서랍식 글로브박스 때문이다. 일반 글로브박스와 달리 서랍식으로 열리는 이 글로브박스는 넓은 수납공간을 자랑했지만 동승자의 무릎이 펴진 상태에서는 열지 못하는 단점을 드러냈다. 앞쪽 좌석의 등받이 조절은 손을 뒷쪽으로 뻗어 수동으로 딸깍딸깍 돌려야만 조절이 가능해 불편하다.
컵홀더는 너무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사이드 브레이크 뒷 쪽에 위치한 컵홀더는 너무 좁고 얕게 만들어졌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둘 곳이 없어서 다 마실때까지 들고 있어야만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은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인 주행성능으로 잊혀졌다. 무엇보다 연비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한다.
이 차는 4기통 1.5리터 dC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있긴 했지만 의식할 정도는 아니였다. 이 차는 최고 90마력, 최대 22.4㎏·m의 성능을 낸다. 숫자만 보면 그리 특이할 만한 점은 없다. 하지만 실제로 타보니 치고 나가는 맛이 상당했다. 특히 초기 가속이나 저속에서의 토크감은 훌륭할 정도였다.
남자 4명이 탄 데다 눈발까지 날리는 상황에도 어지간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좀처럼 힘이 부치지 않는다. 변속도 자연스럽다. 90마력이라는 숫자가 주는 선입견 때문에 고속 주행에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시속 150km로 지속 주행해도 무리가 없다. 물론 더 이상 속도를 내는데는 한계가 느껴졌지만 이 정도 차급에서 보여주는 것 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높은 연비였다. 우리의 여정은 서울에서 강원도 정선을 찍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QM3의 공인된 복합연비는 리터당 18.5km. 이날 4명의 남자가 번갈아 운전한 데다가 서로가 제일 잘 달린다는 생각으로 말 그대로 '막'달린 날이었다. 그럼에도 찍힌 연비가 19.2km였다. 솔직히 고속구간에서만 찍힌 연비는 리터당 25km가 넘기도했다.
결론적으로 르노삼성은 QM3라는 2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의 괜찮은 차를 국내에 선보였다. 하지만 이 차는 오는 3월이나 되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그때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차를 기다려 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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