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시가 엑스포 기간 운행하지 않은 시내버스 회사에 고액의 보조금을 부당 지급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난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를 문제 삼자 결행정보를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 사단법인 여수시민협 등에 따르면 여수시는 지난해 2월 자체 서버에 저장돼 있던 박람회 기간 BIS(버스운행정보시스템)데이터 8일치만 남기고 전체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여수시민협이 박람회 기간 시내버스 손실보조금 과다집행 감사 청구를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여수시가 보관하고 있던 BIS데이터 등을 지운 것이다.
이는 과다 지급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결행 정보를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버스운행정보시스템인 BIS와 버스회사 운행관련 자료를 통해 박람회 기간 남아있던 8일치 데이터에 대해서만 샘플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한 감사결과 BIS오류 등을 반영하더라도 결행 차량이 220대, 보조금 3178만원을 과다 지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박람회 개최기간 전체 94일로 환산하면 BIS오류율을 반영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도출하더라도 여수시가 버스회사에 3억 7300여만원의 손실보조금을 과다 지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 청구자인 시민협은 여수시가 의도적으로 은폐한 의혹을 사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협 관계자는 "감사 이전부터 계속 여수시에 박람회 기간 버스운행과 보조금 지급이 문제 있다는 것을 지적했음에도 근거 자료인 해당 BIS 전체 자료를 지웠다는 것은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여수시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여수시는 데이터 용량 때문이지 고의적 삭제는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여수시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감사받을 때도 그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는데 결국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오해의 소지는 있겠지만 용량 한계 때문에 통상 3개월 정도만 보관하고 있고, 8일간의 데이터가 남아 있는 것 역시 의도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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