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새해 들어 마지막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기준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예탁수량은 4조2207억원이다.
분리형 BW란 일정한 대금을 지급하고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을 채권과 따로 분리해 거래할 수 있는 주식연계채권이다.
지분율이 낮은 코스닥 상장사의 오너들이 BW를 발행한 뒤 저렴한 가격에 워런트만 매입해 지분이 많은 것처럼 위장하는데 악용하는 바람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말부터 발행을 금지했다.
문제는 작년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되는 것에 앞서 기업들이 분리형 BW를 대거 쏟아내며 올해 그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작년 1분기 3조 6517억원에 불과했던 분리형 BW 예탁수량은 2분기 4조1541억원, 3분기 4조457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작년 한해 BW에 대한 권리행사는 대폭 감소했다.
작년 전체 BW의 권리행사 금액은 총 785억원으로 2012년 3140억원에 비해 75% 줄었다.
BW 권리행사 액수는 2009년 4162억원, 2010년 3088억원, 2011년 2653억원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작년 BW에 대한 권리행사가 줄어든 것은 분리형 BW 발행액이 늘어난 것과는 관계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주가 하락이 권리행사 감소의 주요한 이유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BW에 대한 권리행사는 줄고 예탁수량은 늘어난 만큼 올해 BW에 대한 상환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BW는 일반 회사채처럼 대개 3~5년 만기가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 보유자는 기업을 대상으로 채권의 조기 상환 청구를 신청할 수 있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풋옵션은 대개 발행 후 1~2년 후부터 행사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발행된 BW는 대부분이 사모이기 때문에 워런트 행사기간이 올해부터 개시된다”며 “BW에 대한 대규모 물량 출회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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