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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금호타운 아파트(전용 59㎡)가 2회 유찰 뒤 2억386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2억5200만원에서 최저 낙찰가는 전세 시세(1억5000만~1억7000만원) 수준인 약 1억6100만원까지 떨어졌다.
전셋값 상승세 속에 아파트 전세가율도 동반 상승하면서 서울 전셋값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61.5%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가율은 2002년 8월(60.8%) 이후 약 13년만인 지난해 10월(60.1%) 60%대를 넘어섰다. 전셋값이 매매가의 약 3분의 2에 육박하는 것이다.
경매의 경우 2회 유찰 시 최저 매각가격이 64%로 책정되기 때문에 잘 찾아보면 서울에서도 전셋값 수준으로 살 수 있는 경매물건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대법원 경매 물건을 살펴보면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2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 경매가 다수 진행될 예정이다.
강서구에서는 오는 15일 등촌동 아이파크 전용 134㎡가 경매에 나온다. 감정가 8억5000만원이지만 최저매각가는 5억44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아파트 같은 주택형 전세 시세는 4억8000만원 선이다.
방화동에서는 오는 22일 최초 감정가 4억4900만원짜리 동부센트레빌 전용 84㎡가 2억8736만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이 아파트 전용 84㎡ 전세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서대문구는 홍제동 서강아파트(전용 93㎡)가 감정가 64%인 3억6480만원에 입찰에 부쳐진다. 관악구에서는 신림동 현대아파트(전용 119㎡), 봉천동 동아아파트(전용 114㎡)가 각각 2억8800만원, 3억80만원에 이달 중 경매가 진행된다. 각 단지 같은 주택형의 전세시세는 최저매각가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2억8000만원, 3억3000만원 선이다.
강남권 고가주택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강남구 논현동 동양파라곤(전용 208㎡)은 감정가가 28억원에 달했지만 2회 유찰돼 오는 21일 경매에서 17억9200만원까지 낮아진다.
오는 22일에는 서초구 서초동 월드메르디앙 오페라하우스(전용 195㎡)가 8억7680만원에 주인을 찾는다. 최초 감정가인 13억7000만원보다 5억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특히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저리 대출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자금 조달도 수월해진 것도 경매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달부터 출시된 통합모기지는 금리는 연 2.6~4.05% 수준에서 2.8~3.6%까지 낮췄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라면 최저 2.6%에도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싸다고해서 무작정 경매에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입찰 과정 자체 경쟁도 높을 뿐만 아니라 향후 권리관계 분석과 명도 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대홍 디지털태인 팀장은 "요즘 답사를 하지 않고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현장을 둘러보고 입지와 시세 등을 따져본 후 입찰 전략을 짜야 한다"며 "입지가 좋은 아파트는 2회 유찰되면 본격 경쟁이 붙기 때문에 자금계획과 리스크 분석을 꼼꼼히 하고 고가낙찰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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