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장슬기 기자.
이번 사건은 KCB 직원이 카드사 전산 프로그램 개발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KB국민카드 약 5200만명, 롯데카드 약 2600만명, NH농협카드 약 2500만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넘긴 것으로, 피해 규모가 총 1억명이 넘어 사상 최대 규모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KCB와 3개 카드사 사장들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이 국민들에게 전한 사과는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짧은 발표문과 수많은 취재 카메라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들은 대응책이나 보상 부분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채 자리를 빠져 나가기 급급했다.
"질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나가시는 경우가 어딨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도 카드사 사장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결국 5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수많은 고객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사실상 고객들이 카드를 발급할 때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는 것은 이를 전제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건이 터지고 난 후에는 각 금융사의 수장들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사진만 언론에 수두룩하다.
과연 국민들이 원하는 사과가 진정 이 모습이었을지, 그 사과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을지 의문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힘 없는 '을' 입장의 고객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선가 국민카드, 롯데카드 그리고 농협카드로 결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간 내 이름과 전화번호가 누구에게 공개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면피성 보여주기 사과보다는 하루 빨리 피해자들을 파악해 실질적 보상을 하고, 예방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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