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증시가뭄에 매매시간 연장…해외사례는?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한국거래소가 최근 증권시장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주식 거래시간 연장 계획을 밝혀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 일부 국가들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매시간을 연장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와 유럽 유로넥스트는 매매시간을 8시간30분으로 적용, 국내 매매시간(6시간) 보다 2시간30분 길게 유지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도 한국보다 30분이 긴 6시간30분 매매시간을 적용 중이다.

아시아 국가도 매매시간을 잇따라 연장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2010년 인도가 매매시간을 55분 연장한 가운데 홍콩(90분), 싱가폴(90분), 일본(30분) 등이 매매시간을 늘린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매매시간을 늘린 해외 국가 모두 단기적으로 거래대금이 늘었다.

현대증권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홍콩은 매매시간을 연장한 후 한달 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연장 전보다 45% 늘었다.

또 싱가포르와 인도가 각각 41%, 17% 거래대금이 늘었다. 일본은 되레 8% 줄었지만 세계 주식시장이 21%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매매시간 연장 효과를 봤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매매시간이 늘면 거래대금은 함께 늘어난다"며 "연장시행 1달 후 세계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평균 8%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 5조8000억원을 적용, 매매시간이 1시간 늘어날 경우 시간당 1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연환산하면 약 216조원에 달한다.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업계가 반길 일이다. 거래대금이 늘면 증권사 수익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매매수수료 수익도 함께 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는 작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9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하지만 거래대금이 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회복될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당국은 매매시간 연장에 신중한 입장이다. 매매시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당장 증권업계 종사자 근로시간 조율이 선결과제다.

지난 9일 거래소의 매매시간 연장에 대해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거래소가)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돼 거래를 늘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생각하고 있는 방안으로 보인다"며 "정부(금융위)와 공식적으로 협의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 국장은 "거래소의 계획은 정부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이뤄질 수 없고 증권업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돼야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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