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습기 등으로 부패하거나 화재로 손상돼 폐기된 화폐가 2조원을 넘어섰다.
12일 한은이 발표한 '2013년 중 손상화폐 교환 및 폐기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으로 사용이 불가능해 폐기된 화폐는 2조2139억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일반인이 아닌 금융기관으로부터 환수한 손상화폐 2조2113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지폐가 2조2125억원, 주화가 14억5200만원이었다.
폐기액만 보면 최근 5년간 가장 많다. 하지만 폐기량은 479만장으로 지난 2011년(506만장) 이후 점차 감소해왔다.
폐기된 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509억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기량 감소에 따라 대체비용도 다소 줄어들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발권기획팀의 정상덕 팀장은 "화폐사용 습관이 전반적으로 개선돼 손상화폐 폐기량이 줄어들고 있으나 1000원권과 10원화 등 저액면 화폐의 경우 폐기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1만원권의 폐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반인들이 한은 화폐교환 창구에서 교환한 손상화폐는 26억2497만원이었다.
전년도 교환규모(9억8800만원)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지폐가 13억7758만원, 주화는 12억4740만원이었다.
금액별로는 5만원권이 7억8888만원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만원권이 5억4919만원(39.9%), 1000원권 2171만원(1.6%), 5000권 1772만원(1.3%) 등으로 집계됐다.
주화는 100원화가 6억990만원(48.9%)으로 가장 많았고 500원화는 5억4050만원(43.3%)으로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50원화는 6723만원(5.4%), 10원화는 2977만원(2.4%)이 각각 교환됐다.
손상사유는 습기 및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부패가 2256건에 6억518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로 인한 소손이 1327건에 5억6000만원, 칼질 등에 의한 세편이 696건에 5065만원 등이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 구입자금을 지하실에 보관하다 곰팡이로 부패한 화폐 1억8000여 만원을 교환하거나 세탁기 밑에 보관하다 습기로 부패한 5만원권 1400여 만원을 교환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부산, 대구 및 충남의 모 사찰에서 관광객이 연못에 던진 주화를 수거해 각각 442만원과 335만원, 379만원을 교환한 사례도 있었다.
정 팀장은 "폐기한 손상화폐 중에서 1000원권과 10원화 등 저액면 화폐의 폐기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바, 평소 이들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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