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도 미국과 유럽의 엇갈린 통화정책… 긴축기조 vs 경기부양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연초부터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양적완화를 축소시키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경기는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엇갈린 정책방향을 제시한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다. 미국 경제와 달리 유럽 경제는 뚜렷한 회복기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추가 부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달에도 ECB는 금리를 0.25%로 동결했다. 또한 추가 조치를 취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취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하나는 단기 자금시장이 부적절하게 경색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인플레가 중기적으로 가라앉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기준금리를 제로로 만들거나 저금리 유동성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ECB가 직접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도 쓸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대조적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양적완화를 처음으로 축소한데 이어 연내 양적완화를 종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융위기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미국 경제를 일으킨 양적완화가 더이상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그동안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낸 점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주된 이유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3%를 넘어서고 실업률은 7%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소비시장도 크게 개선돼 굳이 채권 매입에 돈을 붓지 않아도 경제가 선순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도 경기회복세를 보였다. 유럽의 기업경기 및 주택 신뢰지수는 2년반 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 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과 유럽 경기회복 주도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플레이션율이다. 유로존 인플레가 지난해 12월 연율기준 0.8%, 전달보다 0.1%포인트 더 하락했다. 그리스의 경운 연간 인플레가 마이너스 2.9%까지 떨어졌다. ECB의 인플레 목표치는 2%다. 이로 인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걷히지 못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유럽의 경기회복 샴페인을 터트리긴 이르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당장 디플레이션 신호가 보이진 않지만 장기간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경기 하방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인플레가 계속 떨어진다면 금리를 제로로 인하하거나 마이너스 예금이율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다봤다. 강력한 선제안내를 통해 시중금리를 높이기거나 중앙은행 자금을 싼값에 시장에 풀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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