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전 가동 이상 無"…한국형 원전 신고리1·2호기 현장을 가다

  • -신고리 1,2호기 재가동으로 활기 되찾아

  • -올 겨울 전력피크,‘원자력발전’으로 극복

한수원 고리원전 전경.


아주경제(부산) 신희강 기자 = 12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신고리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입구에 들어서자 신고리 1, 2호기의 커다란 돔이 우뚝 위용을 뽐내고 있다.

신고리 1,2호기는 100만kW급 가압경수로형 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1000)에 속한다. 이들 원전은 국내 총 발전량의 3.3%(158억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부산시 연간 전력소비량의 77%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지난해 2월 28일 첫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1호기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첫 주기에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기술진이 발전소 설계와 제작을 맡은 신고리1,2호기는 경제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갖췄다는 평이다.


◆ 지진이 와도 끄떡 없어…"안정성 갖춘 원전"

지상 63m, 지하18m로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격납건물은 회색빛의 콘크리트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외벽을 보기 좋은 색으로 칠하지 않은 이유는 격납건물의 미세한 균열 등을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외벽 두께는 120cm의 철근콘크리트로 구성돼 있으며 외벽 안에는 철심이 가로세로로 얽혀 있어 견고함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외부적으로 리히터 규모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돔 내부 원자로에도 두께 25cm 탄소강이 연료피복관을 감싸고 있는 등 5중 방호벽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원자로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방사선 누출을 100% 막을 수 있다.

노기경 신고리1발전소 운영실장은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위기대응체계를 한 단계 더 높였다”며 “고리원전 내 재난안전팀을 신설하고, 오는 2015년까지 비상전력계통 및 안전설비에 내진 방수문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2호기 주제어실 내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 24시간 원자로 상황 실시간 감시… 환경친화적 발전소

입구를 지나 신고리 2호기를 총괄 감시하는 주제어실(MCR, Main Control Room)에 들어서자 바삐 움직이는 운전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원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감시·제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앙 벽면 위에는 69%(원자로 출력), 305.6℃(원자로 온도), 158㎏(원자로 압력)이라는 붉은색 디지털 숫자가 나타나 있었다. 5명이 1조를 이뤄 1일 3교대로 이 숫자와 모니터에 나타난 원자로 상황을 24시간 쉼 없이 살핀다.

다음으로는 원자로에서 생성된 증기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터빈실로 이동했다. 이 곳에는 고압터빈, 저압터빈 등 엄청난 규모의 터빈들이 줄지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총 3100톤에 달하는 터빈은 분당 1800바퀴를 회전해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를 고압·저압 터빈에 각각 통과시켜 열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터빈실을 지나면 200평 남짓의 흡사 수영장을 방불케 하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수심이 약 12m에 달하는 이 곳에는 성냥갑 모양의 폐연료봉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물이 에메랄드 빛깔을 띠고 있는 원인은 연료 중성자 흡수 가능하도록 붕산을 첨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붕산은 핵연료봉에 남은 열과 고준위 방사선이 새 나오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고 있어 방사선 차폐 효과제로 사용된다.

이어 취ㆍ배수 현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리 원전은 배수구를 바다 멀리 깊숙한 지점에 설치하고 있는 ‘심층’ 방식의 취배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온배수로 인한 영향 최소화 및 해안선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환경친화적인 발전소를 건설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해수는 직경 6.3m의 터널로 이동하는데 취수는 수심 15m, 길이 775m에서 들어오고 배수는 수심 15m, 길이 435m로 방출된다.

 

신고리2호기 터빈실 내부.


◆ 원전 3기 재가동…"전력 시장 숨통 트여"

신고리 1,2호기는 지난해 5월말 제어케이블의 성적 시험서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져 7개월간 정지됐다. 이후 지난 4일 신고리 1호기의 발전이 재개됐으며 같은 날 신월성 1호기의 발전도 재개됐다. 신고리 2호기의 발전도 10일부터 계통병입에 들어가 내주 14일 정상운영 출력에 도달할 예정이다.

겨울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이들 원전 3기가 본격 재가동됨으로써 빠듯한 전력 사정에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들 3개 호기가 100% 출력에 도달함에 따라 전력공급 능력은 총 8400만kW 안팎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100만kW급의 원전 3기가 재가동돼 총 300만kW의 추가 전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3개 호기 가동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게 운영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며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하는 원전을 목표로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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