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강덕수ㆍ윤석금 회장의 엇갈린 운명

강덕수 STX그룹 회장(왼쪽)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오른쪽)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샐러리맨에서 재계 굴지의 그룹 회장까지’

‘샐러리맨 신화’로 불렸다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강덕수 STX회장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STX는 채권단의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다음주 중 자율협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그러나 채권단 측에서 전문경영인(CEO) 선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강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이자 재기의 유일한 발판으로 여겨졌던 (주)STX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유일하게 남아있는 직함인 STX엔진 이사회 의장 자리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실상 STX그룹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셈이다.

강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의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른 뒤 사재를 털어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STX를 설립했다. 이후 STX를 재계 12위의 대기업으로 키웠지만 결국 마지막 남은 재기의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반면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시작해 웅진출판을 설립한 뒤 이를 재계 30위권의 대기업으로 키워내며 강 회장과 함께 대표적인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 윤 회장의 상황은 다르다.

윤 회장 역시 극동건설의 무리한 인수로 인해 그룹 내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지난 2012년 9월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를 신청해 그룹 해체 과정을 겪었으나 1년 5개월여가 지난 현재 여전히 그룹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자녀인 윤형덕 웅진씽크빅 신사업추지실장과 윤새봄 웅진케미칼 경영기획실장에게 자신의 웅진홀딩스 보유지분을 모두 넘겼다. 이에 따라 윤형덕 실장과 윤새봄 실장은 각각 12.52%, 12.48%로 웅진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2월 웅진홀딩스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으며 윤 회장 일가는 400억원대 사재출연을 대가로 지분 25%와 경영권 보장을 채권단으로부터 보장받았다. 사실상 윤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 셈이다.

윤 회장은 2012년 당시 워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를 택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웅진그룹은 1월 현재 법정관리 신청 당시 확정채무 1조5109억원 중 1조2360억원을 상환해 이르면 오는 2월 법정관리 졸업도 예상되고 있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채권단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던 STX의 강 회장은 결국 마지막 희망이었던 (주)STX의 경영권마저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으나, 도덕성 논란까지 일으키며 법정관리를 택했던 윤 회장은 경영권 유지와 함께 법정관리 졸업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과 윤 회장 두 사람 모두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그룹 위기의 순간에 결정한 선택이 두 회장의 운명을 갈라놓은 셈”이라며 “그러나 STX가 채권단의 결정을 남겨두고 있고, 웅진그룹 역시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고 출판사업만 남아 사실상 그룹이 해체된 만큼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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