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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당국, IPO 현금먹튀 움직임에 과감히 칼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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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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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청약예정 기업 5곳 모두 일정보류, 전체 IPO 일정 잠정중단

샤오강 증감위 주석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15개월 만에 기업공개(IPO)를 재개한 가운데, 대주주의 상장전 현금먹튀 움직임이 보이자 당국이 곧바로 칼을 빼들었다. 사실상 모든 IPO일정이 잠정보류된 상태다. 증권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샤오강(肖鋼) 주석의 기민하고 과감한 대응이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2일 웹사이트 긴급발표문을 통해 '신주발행감독관리지침'을 공개했다. 지침은 상장과 관련된 감독관리 강화를 위한 세가지 조치를 담고 있다. 우선 증감회는 주식발행업체의 가격결정이나 로드쇼 과정에 대해 표본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발행인이 주간사나 기관투자가들에게 주식공모의향서 등에서 공개된 정보 이외의 다른 정보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 IPO를 중지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두번째로 상장가격의 주가수익비율이 동종업계 상장사들이나 시장평균치를 웃돈다면, 발행인과 모집주간사가 투자자들에게 매주 한차례 이상 투자리스크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 제출하도록 했다. 마지막 세번째로는 증감회는 중국증권업협회와 함께 오프라인 투자자들의 호가과정에 대해서도 표본조사를 벌인다는 것이다. 조사에서 오프라인 투자자들이 자격을 갖추지 못하거나 적법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중국증권협회는 해당 투자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공개하며, 최초발행가격형성에 참여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상 세가지 지침을 어긴 경우가 적발된다면 엄격히 처벌하기로 했다.

◆상장전 현금먹튀 방지가 목적

이같은 조치는 지난 10일 아오싸이캉(奧賽康)제약의 상장이 무산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아오싸이캉제약의 당시 IPO 가격이 주당 72.99위안(약 1만3000원)으로, 2012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67배에 달했다. 업체는 이 가격에 5546만주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이중 신주는 1186만주였다. 대주주인 난징아오싸이캉투자관리공사의 신주전환되는 구주물량은 4360만주로, 중국이 허용하고 있는 2차분매(存量發行)를 이용해 사전매각한다면 31억위안(한화 약 5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아오싸이캉의 현금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증감회가 상장을 무산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아오싸이캉은 미뤄진 상장일정을 조만간 추후공지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업체의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증감회는 아오싸이캉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상장가격을 고의로 올려놓았으며, 현금먹튀하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주식상장하려는 업체는 공모의향서 및 발행공고를 발표하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로드쇼 및 가격탐문을 실시하며 인터넷을 통하여 일반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소개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발행기업과 주간사는 수차례 가격탐문을 통해 최종 발행가격을 확정한다. 이번 증감회의 3가지 조치는 이같은 가격책정과정에 빚어질 수 있는 부조리를 방지하겠다는 차원이다. 

특히 이번 3가지 조치에는 샤오강 주석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은행 총재를 역임하다가 지난 3월 증감위 주석에 취임한 샤오강(1958년생)은 금융계에선 소장 개혁파의 대표격 인물로 꼽힌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증감위 주석에 지명하면서 증시개혁의 임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증권가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증시의 고가상장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며 과열분위기를 보이는 시장을 차분히 만들어 줄 것"이라며 "조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체 IPO 잠정중단

이날 나온 조치로 인해 14일 청약개시예정이었던 5개업체들이 일제히 일정을 보류했다. 둥팡왕리(東方網力), 후이진구펀(匯金股份), 뤼멍커지(綠盟科技), 츠밍티젠(慈銘體檢), 헝화커지(恒華科技) 등은 13일에 발행공고를 하고 일반인 대상으로 인터넷로드쇼를 진행한 후 14일에 인터넷청약을 진행해 최종발행량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이들 업체들에 이어 이번주 발행이 예정돼 있었던 기업들의 일정 역시 차례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PO 일정이 언제 개시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증감위는 2012년 상하이 종합지수가 3년 만의 최저치로 하락하자 IPO를 잠정 중단했다. 증시가 부진할 때 신규 주식이 풀리면 증시를 떨어뜨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올해 IPO를 공식 재개했다.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올해 중국 IPO 시장이 최대 2500억위안(약 43조8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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