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에이스생명보험이 최근 자사 상품을 계열사인 에이스손해보험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공식적으로 교차판매를 하지 않았지만, 적자가 계속되자 손보사 채널을 통한 본격적인 '끼워팔기'를 시작한 것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손보와 계약을 체결한 보험대리점 소속 모집인들은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인 에이스생명의 상품을 텔레마케팅(TM) 채널을 통해 교차판매 중이다.
에이스손보는 치아보험을 주로 취급하는 손보사로, 현재 TM채널이 비교적 활성화돼 있다. 이 때문에 주로 교차판매 자격증이 있는 텔레마케터들이 생보사 상품을 함께 판매중이다.
에이스손보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생보상품을 시범 판매 중에 있다"며 "손보사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료를 저렴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에이스생명 상품도 함께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에이스그룹이 생보사와 손보사의 교차판매를 시작한 것에 대해, 에이스생명의 실적 부담을 에이스손보로 떠넘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에이스손보 관계자는 "갑자기 손보사쪽으로 에이스생명의 상품판매 압박이 들어온 것은, 생보사의 실적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스생명은 2013 회계연도 2분기(7~9월) 168억원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9.90%였다.
최근 ING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정문국 전 에이스생명 사장의 이적설에 대해서도, 이같은 실적 부진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문제는 손보 TM을 통한 이같은 교차판매가 불완전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TM 성격상 전화를 걸어 영업하는 아웃바운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청약 철회 건수를 포함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율은 손보사중 에이스손보가 19.2%로 가장 높았다.
한편 에이스그룹 외에도 현재 삼성, 한화, 동부 등 손보사와 생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금융그룹들이 일부 상품에 대해 교차판매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교차판매 설계사 수도 줄어들고 있다. 손보사의 교차판매 설계사는 2011년 7만9370명에서 2012년 7만4659명, 2013년 7만4476명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와 손보사의 상품이 비슷해지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민원 감축 등의 이슈가 떠오르면서 교차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현재 이 제도는 업계에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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