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ㆍ엔지니어링 합병 추진 '시너지 기대'… 그룹 건설부문 통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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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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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현대ㆍ기아차그룹 내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한다.

국내 시공부문, 해외 설계부문에 각각 강점을 두고 있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업계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합병을 계기로 궁극적으로 현대건설로 관련 계열사가 총집합하면서 명실공히 종합건설회사 업계 1위를 굳히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14일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현재 합병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엠코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 경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합병비율은 아직 미정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기준 양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은 5조1455억원으로 매출 기준으로 업계 8위에 해당한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각각 4214억원, 3277억원에 이른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ㆍ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업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도로, 빌딩, 항만, 주택 등 토목·건축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약 84%를 차지했다. 경영지원부문 등을 제외한 전체 인력(1157명)의 83%가량이 이 부문에 집중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자회사(지분 72.55% 보유)로 시공능력평가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대엠코와 달리 전체 인력(2664명)의 74%가량이 전력, 발전소, 유화 등 플랜트부문에 집중돼 있다. 매출도 플랜트부문이 전체의 약 95%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회사가 만나 글로벌 건설사로 거듭나는 등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안에 현대계열 건설사가 2개나 오르게 될 전망"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이 현대건설이 자리한 종로 계동으로 이전하는 것도 통합을 위한 시초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승계 가속화를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당시 채권단과 맺었던 재매각, 자산변동 금지 조항때문에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상장 또는 매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금지 조항은 지난해 만료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지분 총 34.88%(현대차 20.93%ㆍ기아차 5.23%ㆍ현대모비스 8.72%) 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2.55%를 보유 중이다.

띠라서 두 회사가 합병하면 현대엠코 최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지분 25.6%)이 2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엠코의 나머지 지분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10.0%), 현대글로비스(25.0%), 기아차(20.0%), 현대모비스(20.0%)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지분 40~43%)이 될 예정이지만, 정 부회장이 그룹 승계작업을 위해 기업가치, 실적 등 합병비율에 중요한 지표들을 향상시켜 현대엠코가 현대건설을 인수하거나 우회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 합병 시 대부분의 공종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건설부문 무게 중심이 합병법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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