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30여년 중국 경제의 발전과 함께 중국인 부호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인 재벌수는 미국에 이어 전세계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호황을 이뤄 이곳에 투자한 홍콩 재벌들이 재산이 크게 증가한 반면, 부동산 시장 불황 속에 부동산 업계 재벌은 상대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해외판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4년 홍콩 부호 50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 갑부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 그룹 회장이 순자산 230억 달러로 16년째 홍콩은 물론 아시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이어 마카오에서 카지노∙호텔 복합 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갤럭시 엔터테인먼트(銀河娛樂∙인허위러) 그룹의 뤼즈허(呂志和) 회장이 순자산 210억 달러로 지난해 5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그의 재산은 1년새 115억(약 12조2천억 원) 달러나 늘어 전년 대비 두 배로 자산을 불렸다.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 포함된 홍콩 부호 50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는 특히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뤼 회장을 비롯한 많은 카지노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50명의 홍콩 부호 중 5명은 마카오 카지노 산업과 연관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 중 뤼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카지노 갑부는 마카오를 도박의 도시로 만드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카지노 업계의 대부 스탠리 호(何鴻桑) SJM 홀딩스 회장의 재산을 나눠가진 호 회장 가족들이 부호 순위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호 회장의 큰 딸인 펜시 호(何超瓊)는 보유 재산 68억달러로 지난 1년 사이 자산이 두배 가까이 늘어 부자 순위 9위를 차지했다. 또 호 회장의 아들인 로렌스 호(何猷龍)는 34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해 12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대 부자 순위에 진입했다. 호 회장의 넷째 부인인 안젤라 렁(梁安琪)도 보유 재산 28억5000만달러로 부자 순위 19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세 번째 부인인 이나 찬(陳婉珍)은 11억달러의 자산을 보유,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부동산으로 이름을 떨친 재벌들은 상대적으로 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홍콩 부동산 재벌로 불리는 헝지(恒基)부동산 리자오지(李兆基) 회장은 뤼 회장에게 2위의 자리를 뺐기고 3위로 밀려났다.
이처럼 지난해 부동산 재벌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부동산 세율이 상향조정 되면서 홍콩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리 회장을 비롯해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순훙카이(新鴻基)그룹의 공동회장 토마스 콕(郭炳江)과 레이먼드 콕(郭炳聯) 형제, 신세계유한발전그룹의 정위퉁(鄭裕彤) 회장 자산도 2012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순훙카이 그룹의 주가는 1년새 20% 하락하면서 자산이 20억 달러 가량 감소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부호 순위 자리교체도 많아 새롭게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해운업 불경기로 둥팡해운(東方海外有限公司)을 경영하고 있는 선박왕 둥젠청(董建成) 가족의 자산이 2013년의 34억 달러에서 올해 28억 달러로 줄었고, 부호 순위도 7계단 하락한 20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은 올해 14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50위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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