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마스터스 시작에 앞서 잭 니클로스, 아놀드 파머와 함께 시구하는 게리 플레이어. 당시 그의 나이 77세였다.
10여년전만 해도 골프선수는 역기나 근육훈련을 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골프에 필요한 근육은 따로 있으므로 다른 운동을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엔 프로골퍼와 피트니스(신체 단련) 훈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투어프로들은 라운드전에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유연하게 만들며 라운드 후에도 피트니스 트레일러에 들러 마사지 등을 받는 것이 일반화됐다. 라운드 전후의 연습 못지않게 ‘몸 관리’를 열심히 한다.
피트니스 훈련은 근육과 몸을 준비 모드로 만들어준다. 이는 장타력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라운드·대회·시즌·생애 막바지까지도 지치지 않게 해주는 지구력으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부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투어프로들에겐 필요조건이 된 것이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역대 남자 골퍼가운데 피트니스 훈련을 잘 해 효과를 본 ‘피트(fit) 골퍼 톱10’을 선정했다. 모두 내로라하는 장타자인 것이 공통점이다. ‘장타를 내려면 피트니스 훈련을 하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랭킹 1위는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인 게리 플레이어(79·남아공)다. 백인치고는 체격이 왜소한 플레이어는 그것을 벌충하고자 체력단련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잭 니클로스(74), 아놀드 파머(85·이상 미국)와 함께 20세기 후반 세계골프의 ‘빅3’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는 역기, 빨리 달리기 등 온갖 체력훈련에 열심이었다. 손의 악력을 높이기 위해 한 손만을 쥐락펴락해 신문지를 탁구공만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 팔을 수평으로 쭉 편 상태에서 드라이버 두 개를 집게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으로 쥐어 버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지금도 빅3 가운데 가장 활발히 플레이를 하고 있다.
2위는 타이거 우즈(미국)다. 타고난 몸을 자랑하는 우즈는 달리기나 스트레칭으로 몸관리를 한다.
3위는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존슨은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로 미PGA투어 통산 8승을 기록했다. 그는 농구·수영·피트니스 등을 통해 몸을 단련한다.
‘파워 스윙’으로 유명했던 그레그 노먼(호주)은 랭킹 4위에 올랐다. 경기가 없을 때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그는 드라이버샷을 멀리 날리면서도 정확하게 친 것으로 정평났다.
5위는 미PGA투어 역대 최다승(82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미국)다. 시골 출생으로 선천적으로 강인한 체력과 민첩한 운동신경을 지닌 그는 양손잡이이기도 하다. 70세 때 앞발차기로 2m 높이의 천장을 터치했다고 한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대회에서 6승을 기록한 프랭크 스트라나한(미국)이 랭킹 6위다. 그는 늘그막에도 무거운 역기를 들만큼 노익장이었다.
대학(미국 콜로라도대)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한 헤일 어윈(미국), 전갈처럼 엎드린 자세로 퍼트라인을 관찰하는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세계랭킹 7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2013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도 몸관리를 잘 하는 선수에 들었다. 비예가스와 매킬로이는 역기와 피트니스 훈련을 통해, 스콧은 서핑과 수영을 통해 몸을 단련한다.
라운드를 하거나 연습장에 가는 일이 쉽지않은 겨울에 몸관리를 잘 해놓으면 올 시즌에 웃는 골퍼가 될 것이다.
◆‘몸 관리’를 잘 한 역대 남자골퍼 톱10
※자료:미국PGA투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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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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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게리 플레이어 피트니스 달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② 타이거 우즈 달리기·스트레칭 주력, 세계랭킹 1위
③ 더스틴 존슨 농구·수영·헬스 즐김, 300야드 장타
④ 그레그 노먼 장타력·정확성 겸비한 파워 스윙어
⑤ 샘 스니드 천부적 운동선수, 투어 최다 82승
⑥ 프랭크 스트라나한 노년에도 역도, 아마로 프로대회 6승
⑦ 헤일 어윈 대학시절 미식축구 선수 활약
⑧ 카밀로 비예가스 피트니스, 독특하게 퍼트라인 관찰
⑨ 로리 매킬로이 피트니스·역기 등으로 체력 관리
⑩ 애덤 스콧 서핑·수영 즐김, 세계랭킹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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