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당초 우려와 달리 정치권 특정 인사의 낙하산 낙점은 없었고, 포스코 임직원들이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후보가 결정됐다는 평가다.
이제 남은 것은 과연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최종 후보 선점은 포스코 내부 최고경영자(CEO) 후계자 양성 코스를 밟아온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등 내부 인사가 될 것인지, 유일한 외부인사로 선정된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인 오영호 코트라(KOTRA) 사장이 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일단 포스코 회장에 가장 가까운 위치를 점하고 있는 유력 인사는 김진일 사장이다.
1953년생인 김진일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은 용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한 김 사장은 PI실장, 공정혁신담당(이상 상무), 수주공정실담당, 수요개발실담당, 제품기술담당, 베트남 프로젝트 추진반 담당(이상 전무), 포항제철소장과 탄소강사업부문 부문장(이상 부사장) 등 포스코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지난 2011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무엇보다도 김 사장은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 양성 코스에 따라 키워온 인사라는 점에서 포스코 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준양 회장은 연임을 1년여 앞둔 2011년 당시 자신의 뒤를 잇는 후계 회장은 현재보다 젊은 경영진들이 맡아야 한다는 뜻을 피력하고, 부사장급을 중심으로 차기 CEO 육성 프로그램을 내부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 후보군들 중에 속했던 인물이 바로 김 사장이었으며, 김 사장은 그해 내부 승진이 아닌 포스코켐텍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사업부문장으로서 능력을 십분 발휘했으나 CEO로서 시야를 넓히고 능력을 한껏 발휘해 보라는 정 회장의 배려였다는 후문이다. 이는 곧 차기 회장 후보로 포스코 내부에서도 가장 많은 신임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이구택 전 회장(포항제철소장), 정 회장(광양제철소장)으로 이어지는 제철소장 출신의 회장 선임 전통까지 감안할 경우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한 김 사장의 선임이 유력함을 뒷받침 한다.
권오준 포스코 사장(1950년생)은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과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상 1951년생) 등은 연령대가 걸림돌인데다가 권 사장은 1986년 포스코가 아닌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으로 기술부문에만 치우치며, 박 이사장은 정 회장과 임기를 함께 했던 인사다. 정 부회장도 건설 쪽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사장과 비교 열세로 분석됐다.

오영호 코트라(KOTRA) 사장
1979년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상공부 사무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주미국대사관상무관, 통상산업부 총무과 과장,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 조사총괄과 과장,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실 보좌관(부이사관),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외교완보심의관, 산업심의관(이사관),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 국장, 이사관, 차관보, 자원정책실장을 지냈으며, 대통령 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있던 2007년 산업자원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2008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에 이어 2011년 코트라 사장에 임명됐다.
산자부 부임 시절 ‘마지막 상공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호탕하고 솔직한 성격에 넓은 포용력으로 선배는 물론 후배 공무원들에게 큰 신임을 얻었으며, 미국과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에 수 차례 파견을 나가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부처 내에서도 산업과 무역, 자원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다.
회장 후보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포스코 내에서는 외부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수 제기돼 왔다. 특히 포스코의 정신적 고향인 포항에서도 포스코가 새롭게 변화하려면 김만제 전 회장 이후 16년 만에 외부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의 교체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회장 선임 잡음을 단절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포스코가 직접 미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점을 포스코 임직원들은 바라고 있다.
한편, CEO 추천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면접 등 자격 심사를 벌여 단수 후보를 결정,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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