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이 하락하자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태도 보이고 있다. 특히 본사 근로자들은 그대로 둔 상황에서 한국인들만 정리해고를 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 던힐, 실적 악화되자 영업조직 15% 도려내
던힐 등을 국내에 판매하는 외국계 담배기업 BAT코리아는 2010년까지 국내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10% 초반까지 점유율이 급락했다.
지난해 간신히 12%까지 회복했지만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에게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BAT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조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원 감축에 나섰다. 현재 영업사원 59명과 중간 관리자 11명으로부터 희망퇴직서를 받은 상태다.
이들은 명절을 앞둔 이달 말에 퇴사해야 될 상황이다. 현재 600여명의 영업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BAT코리아는 이들의 퇴사로 인해 약 15% 가량 축소된다.
문제는 이같은 회사 정책에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말만 희망퇴직이지 사실상 영업조직만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아 강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실적 부진을 영업부서에만 떠넘기는 회사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현재 1차 희망퇴직으로 끝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2차 희망퇴직 등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희망 퇴직자들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하며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경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희망퇴직일 뿐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BAT코리아 영업조직 600여명은 "미지급된 통상임금을 지급하라"며 회사 측을 상대로 지난해 6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노사간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청구 금액은 지난 2010년 6월부터 3년간 미지급된 30억원 가량이며 1심 판결은 오는 4월이다.
◆ 임페리얼 "감세 위해 직원도 버렸다"
한때 국내 위스키 시장 1위였던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주력상품인 '임페리얼'의 판매량이 20% 가량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되자 경기도 이천에 있는 공장을 매각키로 했다.
국내에서 위스키를 직접 생산하면 세금으로 인해 수익이 악화기 때문에 해외에서 수입하는 방식을 선택키로 한 것이다.
실제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006년부터 임페리얼의 국내 생산을 50% 가량 줄였고 2011년에는 90%까지 축소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19년·21년산 등 일부 프리미엄 제품만 생산 중이며, 이는 연간 생산량 100만 상자 가운데 3만 상자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내 수익률이 떨어지자 지난 2006년부터 이천 공장 직원을 대대적으로 감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8년 간 지속적으로 인원을 축소해 현재는 20명만 남은 상태다.
특히 다음달에는 이천 공장을 하이트진로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지막 남은 직원들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회사 측은 매각 후에도 3년간 임대하기 때문에 고용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천 공장 관계자는 "회사는 현재 생산 중인 19년, 21년산도 생산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며 "결국 전량 수입으로 대체해 임대가 만료된 3년 뒤에는 이를 관리하는 인원만 남겨놓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천 공장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들과의 신의를 저버린 경우가 많아 회사가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안에 직원들의 요구 사항을 결정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 측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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