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 STX 회장의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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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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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 그룹 회장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강덕수 STX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강 회장이 재계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아있었던 샐러리맨 출신 그룹 오너 였던 만큼 국내 재계의 ‘샐러리맨 신화’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15일 (주)STX는 “당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은행공동관리절차(이하 '자율협약')을 신청한 바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당사는 (주)STX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당사의 경영정상화계획을 결의하였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채권단의 자율협약 조건으로 (주)STX의 경영을 강 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맡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강 회장은 조만간 (주)STX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강 회장이 (주)STX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STX 그룹에서 강 회장의 직함은 STX엔진 이사회 의장뿐이다. 그나마 이도 실질적인 경영권은 없어 STX 그룹 내에서 강회장의 지분은 사실상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 셈이다.

STX 그룹 측은 STX의 회생을 위해서는 그룹을 세우고 이끌어 왔던 강 회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유지해 왔지만 경영악화의 책임 당사자인 강 회장이 남아있어서는 안된다는 채권단의 입장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지난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 쌍용중공업 사장으로 재직 당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쌍용중공업을 20억원에 인수한 강 회장은 사명을 STX로 바꾸고 공격적 M&A를 통해 그룹을 성장시켰다.

이후 조선 해운업종의 호황기를 타고 대동조선(STX조선해양), 산단에너지(STX에너지), 범양상선(STX팬오션) 등의 인수합병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STX그룹을 지난 2012년 매출 18조가 넘는 재계 서열 13위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조선소인 ‘STX다롄’을 착공한 이듬해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조선 해운 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며 그룹 내 재무구조가 급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이 STX다롄 착공을 위해 투입한 자금은 초기 15억 달러를 비롯해 총 29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강 회장이 M&A를 통해 성공신화를 썼지만 결국 급격한 외형 확장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STX 그룹의 창업주였던 강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남에 따라 STX는 더 이상 그룹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그룹의 지주역할을 했던 (주)STX는 사업부문은 상사 분야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있지만 강 회장이라는 그룹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만큼 STX그룹으로서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에 이어 강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IT업종을 제외하고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평사원으로 시작해 그룹의 총수가 된 ‘샐러리맨 신화’도 모두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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