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72주 연속 지속되면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또다시 '전세대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으로 매매거래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래 활성화에 불씨가 당겨지지 않아 매매가는 보합세, 전셋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셋값이 한없이 치솟자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은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곳이 늘고 있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2013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69.1%), 마포구(63.4%), 경기 의왕시(70.2%), 부천시(64.1%) 등의 전세가율이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서울 신길동에 들어선 삼성 래미안 아파트 전용 84㎡ 경우 평균 매매가는 3억8500만원이지만 평균 전셋값은 2억7750만원으로 현재 전세가율은 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전셋값 상승기에는 신규아파트 입주 물량과 입주가 빠른 분양아파트를 눈여겨볼 것을 조언한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데다 잔여가구에 한해 특별분양 혜택을 내놓고 있어 수요자 입장에서는 전셋값에 조금만 여윳돈을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시세 수준의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운 새 아파트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나온다면 기존 주택보다 가격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의 전세가율을 따져본 뒤에 분양받을 아파트를 찾아보는 것도 전셋값 수준의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현동의 전세가율은 68%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아현뉴타운에서 시공 중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가 오는 9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0층, 44개동의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전용 59~145㎡ 3885가구가 들어선다.
서울 신길동의 전세가율은 63% 수준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 12개동에 전용 59~114㎡ 949가구가 들어선다.
62%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는 서울 답십리동에서는 답십리 래미안 위브가 오는 8월 입주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2층, 32개동에 전용 59~140㎡ 2652가구로 구성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의 전세가율이 높다. 신봉동의 전세가율은 70%에 달한다.
GS건설은 신봉도시개발지구 1-2블록에서 광교산 자이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5층, 7개동 445가구(전용 78~102㎡) 규모다.
그러나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차익을 원하는 투자자보다 실수요자가 접근하는 것이 좋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올해는 집값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전셋값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어 전셋값 상승에 지친 전세민이라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며 "분양단지의 분양가와 시세, 전셋값에 들어갈 비용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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