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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최근 TV 화면에 때 아닌 '살색 전쟁'이 벌어졌다. 2013년 씨스타가 뮤지컬 퍼포먼스로 승부수를 걸고 크레용팝이 ‘콘셉트 돌’로 성공했다면 2014년 걸그룹들은 자녀와 함께 보기 민망할 정도의 섹시 콘셉트로 무장했다.
'썸씽(Something)'을 발표한 걸스데이는 기존의 귀여웠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게 블랙 시스루 의상을 입거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누드톤 드레스를 입고 섹시함을 어필했다. 무대의상 액세서리도 깃털이 달린 링을 손가락에 착용해 농염한 댄스를 더욱 자극적으로 보이게 했다. 옆트임이 강조된 롱드레스는 탄탄한 각선미를 아슬아슬하게 드러냈으며 안무 중간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다리를 터치하는 동작으로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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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바닥춤'으로 불리는 안무도 파격적이다. 인트로 부분에서 걸스데이는 무대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린 채 양팔로 바닥을 쓰는가 하면 고개를 돌리며 웨이브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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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20일 '차차(CHACHA)'를 발표하는 레인보우의 유닛 레인보우 블랙(김재경,고우리,오승아,조현영)은 최근 19금 버전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허벅지에 새까만 띠를 두른 란제리룩 차림으로 한데 모여 섹시한 포즈를 취했다. 특히 거울로 만들어진 바닥은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사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성인 버전 영상답게 멤버들의 바디라인이나 특정 부위를 부각시키는 장면이 계속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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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이 적은 의상을 입었음에도 선정적 안무로 섹시 지수를 높인 걸그룹도 있다. 'B.B.B'로 컴백한 달샤벳은 바디라인이 드러나는 밀착 바지와 복부가 휑하게 뚫린 상의를 입고 무대에 오른다. 앞서 언급한 걸스데이와 레인보우 블랙에 비하면 상당히 노출을 아낀 편이지만 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가슴과 골반을 문지르는 일명 '속상해 댄스'는 남성 팬들을 흥분시킬 만큼 자극적이다.
걸그룹의 조상이라 불리는 S.E.S나 핑클은 요정 콘셉트를 앞세워 청순 이미지 메이킹에 힘썼다. 한층 다양해진 소비 채널, 기대 수준이 높아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자면 청순함 하나로는 한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때 소속사 측이 선택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한층 더 강력해진 섹시 콘셉트다.
걸스데이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의 나상천 이사는 "걸그룹에게 섹시 콘셉트는 더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통과 같다"며 "이 과정을 통해 팬들에게 성숙한 여인의 매력을 각인시킬 수 있다면 그 그룹은 일단 롱런을 위한 첫 단추를 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언제까지 아이돌의 노래는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것인가. 섹시 콘셉트에 치우쳐 눈요기 무대만 보여 준다면 가수가 아닌 쇼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비주얼뿐 아니라 음악적 성숙이 동반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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