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판부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환영한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박 회장의 재판이 길어지며 생긴 잡음으로 회사측은 대외 이미지나 경영에 대한 집중도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일부 혐의에 대한 재판부의 유죄 판결은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지난 3년간의 길고 지루한 공방 속에서도 끝까지 공정성을 잃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일부 혐의에 대한 항소 여부는 검토 후 대응하겠으며, 차분히 경영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가 지난해 내내 부진해 올해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이 채권단 관리를 받던 당시에 사상최대실적을 내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던 박 회장의 경영능력이 위기극복의 원동력이다.
합성고무는 지난해 바닥을 딛고 회복추세지만 여전히 저조한 시황으로 올해 역시 불확실성이 팽배하다.
이에 박 회장은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하며 유동성 확보 등 안정과 내실을 다지는 전략에 비중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연초 “최고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지만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주력 사업의 피로도 또한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강점과 습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당연하게 의지해온 과거의 관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안정 속 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재판이 일단락 됨에 따라 박 회장은 해외 사업 등 왕성한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럽 등 세계 타이어 시장의 완만한 경기 회복 전망에 따라 신규 계약을 위한 마케팅이 중요해진 가운데 박 회장은 그간 터키 출장 등 일선에서 활약해왔다. 또한 하반기 에너지 부문 신공장이 준공함에 따라 이를 조기 안정화시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일이 박 회장의 경영수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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