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못한 청년들> 금융권 취업은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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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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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ㆍ박정수 기자 = 지난해 청년 고용률이 사상 처음 30%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그동안 젊은이들의 최고 희망업종으로 손꼽히던 금융권에서도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당수 은행과 증권사들이 올해 영업점을 대폭 축소할 계획을 밝혔다. 은행권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들었고, 증권사는 4곳 중 1곳은 적자를 면치 못할 정도로 업황이 나빠졌다.

금융당국도 적자점포 정리, 중복비용 축소 등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이 이달 말 영업점 49곳을 통폐합하고, 앞서 국민은행도 이달 중 55개 영업점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올해 15개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이들 3개 은행에서 공식적으로 없애겠다고 밝힌 영업점만 119곳에 달한다.

은행들은 또 연달아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감축도 실시 중이다. 신한은행은 부지점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지난 15일까지 받은 상태다. 앞서 국민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만 55세) 직원 중에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현재 대상자 선별 작업 중이다. 농협은행에서는 이달 말에 325명이 퇴직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역시 현대증권,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지난해 점포를 20% 가까이 줄이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지점을 통폐합시켜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지난해 직원 100여명을 계열사로 전보시켰으며, KDB대우증권은 임원 10%를 감원했다. 이외 동양증권과 한화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희망퇴직을 통해 적지않은 인원을 감축했다.  

여기에 스마트뱅킹 등 정보기술(IT)발달도 고용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창구 영업이 줄면 영업점 인력도 줄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 뱅킹 등 금융환경 변화로 영업점을 찾아오는 고객은 자연스레 줄고 있다”며 “은행들의 수익감소에다 점포영업마져 축소되면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금융권 취업문도 넓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채용계획 조차 세우지 못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대졸 신입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응답기업(50곳) 중 16곳(32%)이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금융사(48곳) 중 13곳(27%)이 미정이라고 대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금융사가 소폭 늘어난 셈이다.

특히 올해 채용 미확정 금융사 16곳 중 8곳은 증권사로 절반을 차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채용계획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5곳, 보험사가 3곳을 차지했다. 그나마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도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39.7%로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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